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2019.12.23
문재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정상회담 전 악수를 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코로나19 상황 안정되면 조기 성사”

전문가 “코로나 확산 시 무산될 수도”

시진핑 방한 성과도 양측의 고민거리

“방한 시점… 한국 태도에 달려 있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외교부가 17일 한중 정부가 왕이(王毅)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이달 말 방한과 관련해 “양국 고위급 간 교류에 대해 지속적으로 소통하고 있다”며 “중측 인사의 방한은 현재 정해진 바가 없다”고 밝혔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이날 외교부청사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취지의 질문에 이같이 답한 뒤, “한중 양측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이 안정되면 여건이 갖춰지는 대로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조기에 성사시키기로 한 공감대 하에서 지속 협의 중”이라며 “구체적 방한 시기는 정해진 게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왕이 부장은 지난달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려 했지만 일정을 돌연 연기했다.

외교가에 따르면 중국은 이날 브릭스 정상회의, 20일 APEC 정상회의, 21~22일의 G20 정상회의 뒤 왕이 부장을 일본에 보내는 방안을 조율하고 있는데 우리 외교부도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해 그의 방한 일정을 재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왕이 부장의 방한은 시 주석의 연내 방한 일정에 관한 논의 목적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물론 시 주석의 방한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지만, 방한 여부는 외교부가 언급했듯 코로나19 확산세가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우수근 콘코디아 국제대학교 대외교류 부총장은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중국 소식통의 말을 빌리면 양국이 왕이 부장의 방한 일정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다만 변수는 코로나19인데, 최근 국내 확산세가 치솟고 있어 왕이 부장의 방한이나 연내 시 주석의 방한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우 부총장은 “시 주석과 함께 한국을 찾은 수백명의 중국 수행원 중 혹시라도 코로나19에 감염되는 사례가 발생하면 파장이 커질 수 있다”며 “이런 문제들이 한국과 중국 외교당국으로 하여금 시 주석의 방한 일정을 확정짓는 데 걸림돌이 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시 주석 방한 시 기대되는 성과를 얼마만큼 내놓을 수 있느냐’도 양측 외교 당국의 고민거리다.

우 부총장은 “사실상 올해 1개월밖에 남지 않았다. 양 정상이 만나 뭔가를 하려면, 당국 간 사전조율을 통해 주고받기를 해야 하는데 얼마나 가능할지 여부”라며 “하나에서 열까지 조정하는 과정이 통상 2~3개월이 걸린다. 단기간에 뭔가를 만들어낸다는 게 그리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코로나19가 외적 변수라면 이는 내적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뿐 아니라 격화하는 미중 갈등 속 조 바이든 미 행정부 출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세가 급변하는 상황도 시 주석의 방한 일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우 부총장은 “중국에서는 동맹을 강조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미국을 의식해 시 주석의 방한이 더욱 힘들어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연내 마무리를 지어야 한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면서 “관건은 한국의 태도에 달려 있다. 미국의 눈치를 덜어내고, 얼마나 적극적으로 임하느냐에 따라 방한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 미국 일변도의 외교에서 조금은 벗어나 중국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할 시점”이라고 조언했다.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0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외교부청사에서 정례브리핑을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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