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공히 내년 4월 7일 실시되는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후보 찾기에 바쁘다. 아직 뚜렷이 부각되는 당내 후보자가 없지만 자천타천으로 정치인의 이름이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양대 도시의 시장 후보자를 내기로 결정한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서울시장 후보에 박주민 의원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 이름이 꾸준히 나돌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오세훈,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거론되고 있지만 이들은 서울시장보다는 대권의 꿈이 강해보이기도 하는데, 재보궐선거 결과가 차기대선에 미치는 영향 때문에 여야가 소홀할 수가 없다.

언론과 사회여론에 등장하는 잠재적인 대선주자들은 서서히 몸풀기를 시작하고 있는 중이다. 여당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이낙연 당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양자 구조로 굳히고 있고 지지율이 높은 편이라 당 입장에서는 걱정거리가 아니라 하겠으나 제1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여론조사에서 뚜렷한 지지세를 확보하는 정치인 없이 고작 5%대 이하의 지지율을 보이니 고충이 따를 수밖에 없다. 특이한 점은 현직 공무원 신분인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민의 힘 잠재 후보들보다 지지율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니 제1야당 입장에서는 난감한 상태라 아니할 수 없다.

최근 국민의힘에서는 시장 재보궐선거 후보군보다는 대선주자 찾기에 부심하는 편이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15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당내에서 대통령에 출마하려고 직·간접적으로 의사를 표명한 사람은 유승민·오세훈·원희룡 이 세 사람밖에 없다”고 밝혔던 바 오죽 답답했으면 이런 말을 했을까. 한때 보수층 대선 출마자들에게 “시효가 끝났다”는 말까지 했던 김 위원장이 당내 잠재 대권주자 3인의 이름을 거명한 것은 현재 뜨고 있는 윤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겨냥한 것으로 여론을 제1야당 후보군에게 돌리려는 의도로 엿보인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발언이 나오자 유승민 전 의원이 선수를 쳤다. 유 의원은 16일 국회의사당 앞에 대선을 준비하기 위해 ‘희망22’ 사무실을 마련했고, 첫 행사로 주택 문제 토론회를 개최한 것이다. “결국은 경제다. 다음 대선에서 경제가 제일 큰 이슈가 되리라 확신한다”는 유 의원은 경제전문가인 자신의 장점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는바, “대선 재수한 사람이 (당선될) 확률이 높다”는 발언은 희망사항이고 어디까지나 아전인수격이다.

차기대선일이 앞으로 1년 5개월 남짓 남아있지만 이번 겨울을 보내는 동안 우리사회에서는 코로나19로 국민생활이 불편한 속에서도 정치권이 앞장선 재보선, 대선 등 정치의 계절이 될 것임은 자명한 일이다. 내년 4월 7일 서울·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와 함께 각 당은 대선후보 선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대선 일정에 맞춰 정당의 모든 당력을 집중할 모양새니 민심을 제쳐두고 이래저래 대선에 눈독들이는 잠룡 후보들이 김칫국 마시는 일이 얼마나 빈번하겠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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