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5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이틀 연속 200명대를 기록한 가운데 15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가 검사를 받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붐비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5

“확진자 300~400명까지 발생”

전문가 “즉시 2단계 격상필요”

政 “방역·생활 균형 이뤄가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정부가 전국 대규모 유행을 막기 위해 수도권 거리두기 단계를 상향 조처했지만, 미약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은 2단계로 바로 격상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고 있다.

박능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차장은 17일 코로나19 정례브리핑을 열고 “수도권과 강원도에서 코로나19의 지역사회 유행이 본격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며 “최근 환자발생 추세와 양상을 고려한다면 1.5단계로의 격상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달 들어 비수도권 지역에서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해 일부 지역에서는 선제적으로 1.5단계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지난 6일 천안 아산에서, 이달 10일 강원 원주, 11일 광양 여수와 전남 순천, 이날에는 수도권과 강원 군부대에서 순차적으로 거리두기 1.5단계를 시행해왔다.

수도권에서는 거리두기 1.5단계 주요 지표 중 하나인 ‘일주일 일평균 확진자 100명 이상’에 해당되지 않아 거리두기 단계를 올리지 않았지만, 수도권 일평균 확진자가 99.4명을 기록해 100명에 근접하자 정부가 이같은 조처를 한 것이다.

앞서 정부는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1.5단계 상향 가능성을 알리는 ‘예비 경보’를 발령했다.

방역당국은 무증상 감염과 감염경로 미파악 수가 늘어나고 있어 2~4주 후에는 확진자 수가 300~400명대까지 늘어 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이 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국내 발생 현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본부장은 “현재 재생산지수(코로나19 감염자 한 명이 몇 명을 감염시키는지 보여주는 지표)는 1.12로, 1.1이 넘은 상황”이라며 “단기예측을 보면 현재 수준에서 사람 간의 접촉을 줄이지 않으면 2주나 4주 후 일일 확진자 수가 300명에서 400명까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특히 여행과 행사, 모임 증가에 따라 가족, 지인 간의 집단발생이 늘어나면서 무증상·경증 감염자의 누적으로 지역사회 감염의 위험이 증가했다”며 “거기에 동절기의 요인이 겹쳐서 전국적인 대규모 확산위험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부 감염병 전문가들은 1단계로 완화하면서 국민들의 경각심이 떨어진 데다 다가오는 수능과 연말연시 등 확산세가 불거질 요소가 곳곳에 있어 거리두기 단계를 2단계로 올리고 연말 모임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5월과 8월은 특정 지역에 제한됐지만, 지금은 전국적으로 확산세를 보이고 있다.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며 “1.5단계 격상은 국민에게 모호한 메시지를 줄 수 있다. 국민들에게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서도 선제적인 2단계 격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생활과 방역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조처를 내렸다는 입장을 보였다. 2단계로 격상할 시 자영업자들들이 겪을 고통을 최대한 줄여야 하기에 1.5단계가 적당하다는 이유다.

박 1차장은 “2단계는 많은 영업장이나 시설들이 영업 자체를 못하거나 제한을 받는다”며 “즉 우리 일상생활이 크게 위협을 받고 제한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저희들은 가능한 1.5단계에서 더 이상의 확산을 막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것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격상시키는 근본 취지”라며 “생활과 방역이 그리고 경제와 방역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경제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도 방역의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현황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출처: 뉴시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현황 브리핑'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왼쪽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출처: 뉴시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