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명상하고 있는 다니엘튜더, 혜민스님, 곽정은 작가 (출처: 우먼센스)
함께 명상하고 있는 다니엘튜더, 혜민스님, 곽정은 작가 (출처: 우먼센스)

“모든 분들께 참회, 마음공부 다시 하겠다”
“기생충”이라던 현각 “순수한 마음 존경해”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건물주 논란에 휩싸인 혜민스님이 참회의 뜻을 밝히며 활동중단을 선언했다. 한국 불교와 대한불교조계종에 쓴 소리를 던졌던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본명 폴 뮌젠)이 혜민스님에게 직격을 가한 지 하루도 채 안 돼서다.

혜민스님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며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부처님 말씀을 다시 공부하고 수행 기도에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출가 수행자로서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세상에 불법을 전하려고 노력해왔다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 승려의 본분사(本分事: 사람이 저마다 가지는 본디의 역할)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고 참회했다.

이어 “초심으로 돌아가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깊이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는 저의 일들로 지금 이 시간에도 분초를 다투며 산중에서 수행정진하시는 많은 스님들과 기도하시는 불자들에게 누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덧붙여 “대한민국 모두가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저의 부족함으로 실망을 드려 거듭 참회한다”고 했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베스트셀러를 다수 낸 혜민스님은 최근 한 방송에서 이른바 ‘남산타워 뷰’의 서울 자택 등을 공개해 건물주 논란에 휩싸였다.

이와 함께 서울 삼청동에 9억원대 건물을 실질적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면서 ‘불교의 무소유 문화와 배치된다’는 지적을 받았다.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세속적인 삶을 지양하고 진리를 추구해야 할 종교인의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현각스님 ⓒ천지일보DB
현각스님 ⓒ천지일보DB

논란이 일자 푸른 눈의 수행자 현각스님은 이날 페이스북에 혜민스님 사진을 게시하고 “연예인뿐이다”며 “일체 일체 일체 일체 석가모니의 가르침 전혀 모르는 도둑놈뿐이야”라고 거센 비판을 가했다.

덧붙여 혜민스님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라고 표현했다.

다른 게시글에서는 서울 도심 집에서 명상하는 혜민스님의 방송장면을 공유하며 “그는 단지 사업자/배우뿐이다. 진정한 참선하는 경험이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의 책을 접하는 유럽 사람들은 산(선) 불교의 요점에 대해 매우 피상적인 감각을 가지고 있다고 불평한다. 그의 헛소리 가르침의 심각한 실수를 바로 잡는데 많은 에너지를 써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현재 한국 불교는 정말 정말 ×같은 불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현각스님(왼쪽)과 혜민스님.
현각스님(왼쪽)과 혜민스님.

그러던 와중 혜민스님에게 ‘기생충’이라고 저격한 현각스님은 하루 만에 혜민스님과 자신과의 관계를 ‘진리의 형제’라고 표현하며 “그의 순수한 마음을 존중한다”고 말했다.현각스님은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일찍 아우 혜민스님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서로에 대한 사랑과 상호 존중, 깊은 감사로 가득 찬 70분간의 통화였다”고 운을 뗐다. 이어 “우리 둘 다 같은 일에 열정적으로 전념하고 있다”면서 “혜민스님은 인류에게 줄 선물이 아주 많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답고 성실한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면서 “영적인 삶은 비행기 같다. 그 여정에서 항로 수정과 난기류가 생길 수도 있다. 나 역시 비행 계획에서 여러 번 벗어났고 빌어먹을 인간인 만큼 계속 그럴지도 모른다”며 “나는 그(혜민스님)나 다른 누구보다도 더 낫거나 순수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