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17호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1.16
L17호 전경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1.16

최고급 중국제 수입품으로
신라 대외교류 연구에 도움

[천지일보=장수경 기자] 경주 쪽샘 신라시대 목곽묘에서 중국식 금동허리띠장식이 출토됐다.

16일 문화재청에 따르면, 경주 쪽샘 L17호는 주곽(主槨)과 부곽(副槨)을 각각 조성한 이혈주부곽식(異穴主副槨式) 목곽묘다. 신라 고분에 있어 중요 유적으로 평가받는 월성로 유적의 바로 맞은편에 위치한다. 주곽 묘광 길이 8.5m, 너비 4.1m, 부곽 묘광 길이 2.7m(잔존), 너비 4.1m의 규모로 지금까지 발견된 경주지역 목곽묘 중 가장 크다.

쪽샘 L17호 목곽묘는 개발로 인해 후대에 크게 파괴됐음에도 불구하고 2019년 10월 발굴조사과정에서 중원식 허리띠장식과 각종 마구류, 투구와 갑옷 편(片), 다량의 토기들이 함께 출토됐고, 이후 이 유물들은 보존처리를 거쳐 최근 복원을 마쳤다.

중원식 허리띠장식은 L17호 주곽 서쪽에서 2개의 조각으로 출토됐다. 금동(金銅)으로 제작됐으며 문양으로 용(龍)이 새겨진 것으로 추정된다. 용의 머리(龍頭)는 결실돼 정확한 형태를 알 수 없지만, 용의 몸통(身)과 발(足), 꼬리(尾) 부분이 남아 있어 일부 문양의 양상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잔존 형태로 보아 허리띠에 결구해 사용하였던 과판(銙板)과 수하식(垂下式, 드리개)으로 추정된다.

중원식 허리띠장식 문양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1.16
중원식 허리띠장식 문양 (제공: 문화재청) ⓒ천지일보 2020.11.16

이러한 중원식 허리띠장식은 일반적으로 중국에서 제작돼 한반도로 수입된 최고급 물품 중 하나로, 신라 왕경인 경주에서 최초로 발견된 것으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또한 지금까지 확인된 중원식 허리띠장식은 무덤 유적 중 김해 대성동 고분군에서만 확인됐다. 하지만 이번 조사를 통해 비슷한 시기 경주지역에서도 중국에서 제작된 최고급 제품을 수입해 사용했던 것이 밝혀져, 신라 대외교류 연구의 새로운 발판을 마련했다.

이와 별도로 재갈(轡), 장방형금구(長方形金具), 심엽형(心葉形) 철기 등 다양한 형태의 마구들도 발견됐는데 장식성이 강한 것이 특징이다. 말을 제어하는 재갈(제어구), 안장의 부속품으로 추정되는 장방형금구(안정구) 등이 함께 발견됐는데, 이러한 조합을 갖춘 사례 중 경주지역에서는 가장 이른 시기에 속한다.

또한 지금까지 출토양이 많지 않아 경주지역 토기 흐름에 공백기로 남아 있었던 고식 도질토기 단계의 토기들도 다량으로 발견됐다. 그 중 손잡이 화로형 그릇받침(파수부 노형기대), 삿자리무늬 짧은목항아리(승석문단경호), 통형 굽다리접시(통형고배), 소형기대 등의 형태는 기존 김해와 부산, 함안 등에서 발견되는 것들과 유사하여 당시 토기와 관련된 지역별 교류양상 연구에 중요 자료로 활용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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