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진 한국외대중국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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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부 대변인 왕원빈(汪文斌)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미국 대통령 당선인 조 바이든에게 공식적으로 처음 축하의 뜻을 전했다. “미국 인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바이든 선생과 해리스 여사에게 축하를 전한다. 미국대선 결과가 미국의 관련법과 절차에 따라 결정된다는 사실도 이해한다”고 했다.

그동안 미국선거제도의 문제점과 공화 민주 양측의 갈등, 시위, 장면 등만을 보도 했다. 미국의 무질서와 통제 불능한 사회 안전망에 대해 비판을 서슴치 않았던 기조를 유지했다. 그렇지만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의 축하 메시지와 바이든과 트럼프의 선거인단표수의 차가 더욱 벌어지는 것을 목도(目睹)하고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분명히 도출됨을 확신한듯하다. 대담프로에서도 조 바이든의 306명 대의원 확보를 알린다. 향후 지속적으로 트럼트 측의 문제 제기가 있을 수 있다고 전제한다. 신정부의 대중정책에 대해서도 조금씩 예상하면서 언급하기 시작했다.

다른 국가 정상들의 축하 메시지를 보내듯이 시진핑 주석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이는 중국의 전통적 대외 행위의 일정한 패턴과, 현 중국이 미국과 맞물려 있는 제(諸) 갈등구조 속에서 최후의 보루로서 시진핑 주석에게 정치적 행보의 넓은 공간을 유지시켜, 예상치 못하는 상황 도래에 민첩하고도 신중하게 대처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묘하게도 바로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트럼프 행정부의 중국 기업제재 행정명령이 나왔다. 좌충우돌 4년을 보냈고 28년 만에 현직대통령으로서 처음 패배한 트럼프 정부의 마지막 광기라고 중국 관영매체들은 앞다투어 비판하고 있다.

사실 행정명령의 내용들은 중국을 자극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중국 인민해방군이 소유하거나 미국이 통제하고 있는 31개 기업에 대해 미국의 투자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것이다. 신정부가 출범하기 9일 전인 내년 1월 11일 시행되는 것이다. 분명 패배한 현 트럼프 정부가 서명하고 가는 것이니 중국 정부로서는 가만히 있을 수만은 없을 것이다. 트럼프 정부에 대해 원한이 쌓여 있었지만, 그래도 나름 신중하게 미루고 미뤄서 주요 국가들보다 늦게, 그리고 국가수반은 아직도 공식적 축하 입장을 전하지 않고 있었는데, 외교부 대변인 말이 나온 즉시 트럼프의 또 다른 광기를 확인한 중국은 가만히 있을 수 없었을 것이다.

“패배한 집권세력이 최후까지 강인한 허세를 보이기 위한 대중적 쇼에 불과하다. 미국 투자자들의 중국기업 보유가 위축되며, 또한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투자도 위축될 것이다”라고 경제적 측면에서도 강력하고도 점잖게 비판한다. 신정부에서 폐기되더라도 투자자들은 더 큰 불안을 느낄 수 있다고 얘기하면서, 단지 정치적 측면에서가 아니라 경제적 측면에서 투자 심리 위축을 크게 우려하는 발언도 내놓은 것이다. 이는 향후 바이든 신정부와 대결보다는 경제적 측면에서 상호의존성이 깊게 투영돼 있는 양국관계를 다시금 상기시켜 원만한 미중관계를 희망한다는 내용을 동시에 담고 있는 것이다. 신정부 바이든과는 트럼프 정부와 다르게 관계 조정을 통해 중국몽(中國夢) 이루는 시간벌기는 부단히 지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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