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AP/뉴시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이 부르키나파소 구호현장에서 10월 9일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을 접하고 기아 구호를 위한 WFP의 활동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며 기뻐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 AP/뉴시스] 데이비드 비즐리 세계식량계획 사무총장이 부르키나파소 구호현장에서 10월 9일 노벨평화상 수상소식을 접하고 기아 구호를 위한 WFP의 활동이 주목을 받게 되었다며 기뻐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이 확정된 유엔산하 식량기구인 세계식량계획( WFP. World Food Program )의 데이비드 비즐리 사무총장은 "올해보다 더욱 심한 최악의 식량위기가 2021년 닥쳐온다"고 AP통신과의 특별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는 WFP에게 노벨평화상이 주어진 것은 지금같은 위기 상황에서 세계 정상들에게 "수 십억 달러의 기부금이 없으면 2021년에는 성경에 묘사된 것 같은 인류종말의 기근 상황이 닥쳐올 것을 알리고 경고하기 위한 노벨위원회의 의도일 것"이라고 말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로마의 WFP본부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노벨위원회는 WFP가 분쟁지역과 자연재해지역, 각국의 난민수용소를 대상으로 식량을 공급하기 위해서 활동해온 엄청난 노고를 관찰해왔으며 수백만명의 굶주린 사람들을 먹이기 위해서 소속 직원들의 목숨까지 위태로웠던 일들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우리들의 가장 힘든 시기는 이제부터다. 앞으로 내년에는 더 극심한 식량난과 기근이 닥친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벨상 수상은 우리가 관심을 받기 위해서는 최적의 시기에 발표되었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세계적 대확산과 미국 대선 때문에 우리들의 수상 소식은 거의 묻혀버릴 뻔 했다. 전 세계의 이목이 미국 대선이라는 엄청난 이벤트에 촛점이 맞춰진 상황에서 제대로 관심을 받기 어려웠다"고 그는 털어놓았다.

따라서 그는 아프리카 사헬지구의 니제르에서 회의를 하고 있던 도중에 날아든 노벨상 결정 소식이 마치 "하늘에서 내려준 선물" 같았다고 말했다. WFP 소속의 2만여명의 구호요원들도 충격과 기쁨으로 이를 받아들였다고 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지난 4월에도 자신이 유엔안보리에서 세계 지도자들을 향해 "지금 세계는 코로나바이러스 팬데믹과싸우고 있지만 빨리 대처하지 않으면 굶주림으로 인한 '기아 팬데믹'이 세계를 휩쓸어 수많은 지역에서 종말론적인 규모의 희생자를 양산할 것이라고 경고했었다고 밝혔다.

"우리가 2020년을 무사히 피해간 것은 전 세계 정상들이 기부금과 자발적인 식량 기부, 부채와 차관의 연기 등 도움에 나섰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코로나19의 재차 확산으로 모든 곳의 경제가 악화되었다. 특히 중저소득층 국가에서 재봉쇄에 들어가면서 내년에는 더욱 악화할 것이 예상되고 있다"고 그는 우려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내년에는 올해 만큼의 기부금도 들어오지 않을 것이므로 노벨위원회가 직접 원격 회의등으로 정상들을 만나거나, 의회 연설이나 회담을 통해서 앞으로 12개월~18개월 이후에 닥칠 엄청난 비극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느 곳에서든 사람들은 노벨평화상 수상자들을 만나고 싶어한다. 그래서 예전에 15분에 그쳤던 세계 정상과의 면담도 지금은 45분으로 늘어났다. 그래서 내년에 닥칠 위기를 자세히 설명할 수 있었고, 반응도 괜찮았다 "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현재 약정된 기부금이나 예상되는 지원은 필요한 수준에는 턱없이 부족해서 올해의 기근과 굶주림, 경제난과 난민행렬은 내년에 닥칠 일에 비하면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비즐리 사무총장은 내년에 WFP가 필요한 금액은 기아 해소에만 50억달러, 세계 각지의 아동기아대책을 위한 지원계획에 100억 달러등 총 150억달러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각국 정부의 지원금 뿐 아니라 세계적인 억만장자들을 포함한 민간부문, 특히 코로나19의 세계적인 대유행기간에도 오히려 수십억 달러의 수익을 올린 대기업들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했다.

WFP는 이들에 대한 모금활동으로 올해 말인 12월에서 내년 1월 사이에 다시 본격적인 모금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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