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4

‘명부 작성·발열 체크’ 등 방역 수칙 지켜

대규모 단일 집회 아닌 ‘산발적 분산’ 집회

만일 사태에 대비해 7천여명의 병력 동원

[천지일보=최빛나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증가로 인한 우려 속에서도 열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집회가 큰 충돌 없이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2시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민주노총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은 ‘전태일3법’이라고 쓰인 검은 마스크와 투명 얼굴 가리개를 쓰고 띄엄띄엄 배치된 의자에 앉았다.

민주노총은 전태열 열사의 기일을 전후해 매년 노동자대회를 개최해왔다. 하지만 올해 코로나19 유행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 만큼 민주노총은 대규모 단일 집회가 아닌 ‘산발적 분산’ 집회로 진행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비대위원장은 이날 “올해는 민주노총 창립 25주년이자 전태일 열사 50주기가 되는 각별한 해”라며 “‘근로기준법을 지키라’는 50년 전 전태일의 외침을 전태일 3법 통과 투쟁으로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각 산별로 무대를 설치해놓고 각각 99명 미만의 조합원이 참여해 ▲전태일 3법 제정 ▲노동개악 중단을 주장했다.

전국노동자대회는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대방역·마포역·합정역·더불어민주당 당사 앞 등 서울 27개 거점에서 분산돼서 진행했고, 온라인으로 생중계됐다. 또 충북, 대전, 부산, 제주 등 13곳 지역에서 각각 진행됐다.

특히 이날 오후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노동자대회 시작 전 참가자들은 비치된 출입명부에 명단을 작성하고 발열 점검도 받았다. 이날 오후 3시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민중대회 본대회도 방역기준을 준수하며 진행됐다.

이들은 본대회를 마무리한 후 오후 4시쯤 국회의사당 인근의 각각 골목으로 행진한 후 골목에서 각계 발언을 영상으로 듣고 오후 5시쯤 해산했다.

이날 경찰은 여의대로 집회장소 부근에 100여개의 부대에 7천여명의 병력을 동원,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행진 코스는 각 단체별로 상이했으며 경찰은 각 골목을 펜스로 막아 특정장소에 인원이 몰리는 상황을 사전 방지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쓴 채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4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14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인근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주최로 열린 전태일 50주기 열사정신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비정규직 철폐” 문구가 적힌 마스크를 쓴 채 행진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14

앞서 경찰은 일일 확진자 수가 두 자릿수대였던 개천절과 한글날에 보수단체 집회를 차벽과 펜스를 동원해 원천 봉쇄한 바 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이날 73일 만에 다시 200명을 넘어서면서 행사 시작 전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집회의 자유도 중요하지만 국민의 안전이 더욱 중요한 만큼 집회가 재고돼야 한다”면서 “방역수칙을 어기거나 (집회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이 되면 엄정히 법을 집행하고 책임을 분명히 묻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통해 “집회 현장에서 거리두기 및 마스크 쓰기 등 방역지침 위반 사례가 없도록 엄격히 관리하고,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즉각 예외 없는 강력한 법적 조처를 취하겠다”며 “정부는 국민 생명을 지키는 일에 어떠한 예외도 없다. 단호하게 대응하고 철저하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매 주말 집회를 해온 보수단체들도 이날 종로구 현대적선빌딩,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인근, 강남역, 청계천 등에 모여 정부 규탄이나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권 등 구호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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