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의 여객기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인천국제공항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기의 여객기가 나란히 서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70% 넘을 ‘독과점 문제’ 변수

아시아나 높은 부채도 ‘걸림돌’

3자연합, 인수 반대 의사 표명

“경영진 지위보전 대책 의심”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빅딜’ 설이 제기되면서 초대형 국적항공사 탄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만 인수 추진이 현실화될 경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연합의 반발 등 넘어야 할 산이 만만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출자해 돈을 대고 한진칼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30.77%)을 인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이르면 16일 산업경쟁력 강화 관계장관 회의(산경장)를 열고 한진그룹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정부 차원에서 공식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12일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은) 여러 가지 옵션 중 하나”라고 밝혔다. 이는 결국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빅딜을 통해 국내 항공산업의 재편을 검토하고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빅딜이 성공할 경우 시너지 효과는 극대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산 40조원, 매출 20조원을 갖춘 세계 10위권 초대형 항공사가 탄생하게 된다. 두 항공사의 보유 항공기 대수만 259대에 달한다. 특히 중복된 항공기 노선 등을 단일화할 수 있어 불필요한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결과적으로 대한항공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동성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자금을 확보하게 되고, 산업은행은 HDC의 인수 포기로 떠안게 된 아시아나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인수 건이 최종 성사되기까지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만만치 않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3자 주주연합(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반도건설)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와 관련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KCGI는 반도건설 등과 3자연합 컨소시엄을 구성해 한진그룹과 경영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현재 3자 연합은 한진그룹 지주회사인 한진칼 2대주주다.

KCGI는 입장문을 통해 “산업은행이 한진칼에 자금을 지원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고려하는 것은 다른 주주들의 권리를 무시한 채 현 경영진의 지위 보전을 위한 대책이 아닌가 하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또한 KCGI는 “한진칼은 기발행된 신주인수권의 행사와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면서 “현재 외부 자금 지원이 필요한 기업은 한진칼이 아니라 대한항공”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거대 항공사 출범으로 인한 독과점 우려도 제기된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를 인수하면 미주 여객노선, 주요 화물노선 등에서 점유율 75%를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인수를 승인할지도 미지수다. 국내외에서 진행될 기업결합 심사에서 어려움이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 규모 역시 합병의 또 다른 걸림돌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6월 기준 부채 비율이 2291%에 달한다. 1년 내 상환 의무가 있는 유동부채만 4조 7979억원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자본잠식률 역시 56% 정도다. 당장 산업은행의 도움으로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정상화를 위해 자금 수조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은 HDC현대산업개발과의 인수 협상이 무산되면서 채권단 관리 체제에 놓여 있다. 국책은행으로부터 지원받은 3조 3000억원을 이미 소진했고, 최근 기간산업안정기금 자금 2400억원을 추가로 지원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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