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 2020.11.11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외교부) ⓒ천지일보 2020.11.11

워싱턴D.C.서 회담 진행

“한반도 평화 노력에 공감”

바이든 측과의 접촉도 시사

구체적 누구인지 언급은 안해

“핵심 인사 만남은 어려울 수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국을 방문 중인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하고 한미 동맹의 견고함을 과시한 가운데 이와는 별개로 관심은 되려 강 장관의 이후 일정에 쏠리고 있다. 민주당 조 바이든 당선인 측 인사들과 접촉을 가졌을지 여부다.

대북정책 등 한반도 문제를 놓고 트럼프 행정부와 시각차가 현격해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선자 쪽 정책 구상 파악은 외교당국이 당면한 최우선 과제가 됐기 때문이다.

다만 바이든 당선자가 내년 1월 20일 취임하기 전까지 국정은 트럼프 행정부 몫인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불복과 관련 소송으로 미국 내 사정이 혼란스러운 사정을 감안하면 일단 그 접촉면은 한계가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강경화, 폼페이오 회담 마치고 본격 행보

10일 외교부에 따르면 방미 중인 강 장관은 이날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오찬 겸 회담을 하고 한반도 문제에 대한 현재 상황 평가를 공유했다.

두 장관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한미관계의 발전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외교 당국 간 각 급에서 소통과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또 한미 동맹이 안보뿐만 아니라 경제와 지역·글로벌 이슈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확고히 자리 잡은 것으로 평가하고, 다양한 동맹 현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번 강 장관의 방미는 트럼프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으로 지난달 예정된 방한을 취소한 폼페이오 장관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8일 출국한 강 장관은 워싱턴D.C.에서 조야 인사들을 만난 뒤 11일 귀국한다.

물론 외교부는 ‘예정된 외교 일정을 수행한다’는 설명을 내놨지만, 미측의 정권 교체가 분명해진 터라 관심사는 강 장관이 바이든 측의 인사를 만날 것인가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강 장관도 출국 전 ‘바이든 측과 만날 계획이냐’는 질문에 “두루두루 의회 쪽이나 학계 쪽 인사들을 많이 만나 한미 관계를 굳건히 다지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유익한 대화를 많이 나눌 생각”이라고 답해 접촉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누구를 만날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이재웅 외교부 부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강 장관 일정과 관련해 “(강 장관이 출국 전 언급했듯이) 의회·학계 주요 인사들과도 면담할 예정”이라며 “그렇지만 현재 상황에서 구체 일정에 대해서는 확인해드리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마치고 부인 질 바이든 등 가족과 함께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마치고 부인 질 바이든 등 가족과 함께 연단에 올라 지지자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정부, 관리해온 인적 네트워크 있어”

조성렬 국가전략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이날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바이든 측과의 만남은 공식 루트가 아니라 별도의 채널을 통한 것”이라며 “아직 정부 차원이 아니다. 현재 카운터파트와의 관계도 있다는 측면에서 적절한 모습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동안 선거 결과를 둘러싸고 미국 내에서 벌어질 갈등에다 이후의 또 다른 정권 교체도 염두에 두는 등 양측 사이에서 스탠스 조절을 잘해야 한다는 게 조 위원의 설명이다.

그러면서 “정권은 교체되기 마련이라 우리 정부도 과거부터 관리해왔던 인적 네트워크가 있다”며 “관건은 바이든 측의 핵심 인물들을 만날 수 있느냐인데, 앞서 바이든 캠프에서 외교 사절 접촉을 금지했던 것을 보면 쉽지 않을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우수근 중국 산동대 교수도 “강 장관과 당선인 캠프와의 접촉은 주미 한국대사관을 중심으로 이미 준비가 돼 있을 것”이라며 “‘빈손 귀국’이라는 등 일부 매체의 보도를 보면 이해하기 어렵다. 미 조야 인사들을 두루 만날 수 있지 싶다”고 내다봤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자문연구위원은 “일단 폼페이오 장관의 한국 방문이 취소된 이후 두 나라 간 다시 일정을 협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미 양측이 논의 끝에 결론을 내린 것이다. 정해진 수순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은 “미국 내 정치 여건 상 없었던 일정을 만들려고 했다면 더 어려울 수 있었겠지만, 미리 합의된 사항이었다는 점에서 한국으로선 다행인 측면도 있다”며 “바이든 측 인사나 관련 지인들을 만날 텐데, 이번 방문을 계기로 여러 현안에 대한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출처: 외교부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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