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은훤 행복플러스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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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하는 재주를 가진 사람들이 있다. 대부분 예술가들이 많다. 감동한 그 마음을 담아 표현하니 시가 되고, 그림이 되고, 노래가 된다. 보통 사람들이 볼 때는 그러한 감성이 부럽기만 하다. 부러워하는 마음에는 그런 재능은 타고나는 것이라는 생각이 깔려 있다.

정말 그럴까? 필자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어느 정도는 타고나는 것이겠지만 개발이 되기도 한다는 뜻이다. 얼마 전에 책을 정리하다가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한번 꺼내 들었다. 분명 오래전에 읽고 그때에도 진한 감동을 느껴서 북 세미나까지 진행을 했었다. 그 책을 다시 읽으면서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됐다. 감동도 공부에 의해서 개발되고 더 진해지는 것 같다.

광고카피를 잘 쓰기로 유명한 박웅현님은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라는 책에서 산수유에 대한 다음의 글을 읽은 후에야 비로소 꽃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고백했다.

‘산수유는 다만 어른거리는 꽃의 그림자로서 피어난다.’ ‘그러나 이 그림자 속에는 빛이 가득하다. … 빛은 이 그림자 속에 오글오글 모여서 들끓는다.’

산수유처럼 평범하기 그지없는 꽃을 이렇게 감동적으로 표현하다니 놀랍기만 하다. 산수유 꽃의 새로운 아름다움이 발견되는 순간이다. 누군들 이런 문장을 본다면 새롭고 감동적으로 보이지 않을까?

혼자서 감동의 포인트를 찾아낼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쉽지는 않은 이야기이다. 그랬을 때 이런 책이나 시 등의 도움을 받으면 훨씬 빨리, 큰 감동을 느낄 수 있다.

아일랜드의 시인이자 소설가인 오스카 와일드도 휘슬러가 그린 멋진 안개 그림을 본 후에 다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휘슬러가 안개를 그리기 전에는 런던에는 안개가 없었다.”

그림을 보지 않아도 그 감동이 전해져온다. 예술작품을 통해서 우리는 더 수월하게 감동의 포인트를 찾을 수 있다.

알랭 드 보통은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라고 말한 바 있다. 감동할 줄 아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의 고민 포인트도 잘 알아서 이해하고 적절한 조언을 줄 수 있다. 물론 자신의 인생도 몇 배로 풍요롭게 살 수 있다.

감동을 잘 느끼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감동을 전해주니 인기가 좋다. 기왕이면 모든 것을 좀 더 아름답게 보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비슷한 사람이 모이게 되니 더더욱 크게 행복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가을, 감동하는 재주를 키우는 데 집중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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