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규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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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코네리는 우리가 알고 있는 배우 중 가장 중후하면서도 귀족적인 매력의 노익장을 과시한 명배우다. 숀 코네리는 1989년 피플지 선정 ‘가장 섹시한 남자’였으며, 1999년에는 ‘20세기 가장 섹시한 남자’로 뽑혔다. 당시 숀은 69세였다. 그는 총 6편의 007시리즈를 마쳤으며 그 후로도 오랫동안 다양한 장르에서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스코틀랜드의 빈민가에서 태어난 숀 코네리는 우유 배달원, 벽돌공 등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다 32세 때 첩보영화 시리즈 ‘007’의 1대 제임스 본드 역할을 따내며 세계적인 스타가 됐다.

전 세계 영화 팬들이 가장 좋아하는 ‘60세 이상 스타’로 뽑혔던 코네리는 생전 치매를 앓았다는 사실이 밝혀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심지어 최근 의사를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고 가족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미 지난 2013년 코네리는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코네리가 기억력 감퇴로 고생하고 있고 뇌 위축으로 기억력이 저하되는 노인성 치매를 앓아 고생하고 있다는 친구의 증언도 나왔다. 지난 2006년 코네리는 신장 종양 제거 수술도 받았다.

사망 전까지 숀 코네리가 타고난 가장 큰 장점이자 매력은 시대를 초월한 미남이라는 것이다. 백발이 성성한 머리칼을 한 후에도 그는 로맨스의 주인공을 해냈으며 여든을 넘긴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냉정과 열정을 오가며 위풍당당한 모습을 선사했다.

사망 전 자서전을 쓴 코네리는 악몽 때문에 더 이상 집필을 계속할 수 없다며 쓰는 걸 중지했다. 불면증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다 못해 집필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스크린에 대한 열정은 계속 유지하며 현직 영화인들의 든든한 조력자 역할도 이어갔다.

코네리에게 유일하게 오스카를 안겨준 작품은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언터처블’이다. 고집 세고 노련한 아일랜드계 형사 제임스 말론 역을 맡아 오스카 남우조연상과 골든글로브 남우조연상을 수상했다.

자신의 홈타운 스코틀랜드에 대한 애정도 가득했다. 숀 코네리는 스코틀랜드가 독립된다면 그곳에 가겠다고 선언했다.

영국의 한 매체는 코네리가 지난 50년간 스코틀랜드를 떠나 바하마에 거주하고 있지만, 그의 조국인 스코틀랜드의 정치적 상황에 큰 관심을 가져왔으며 독립국가가 되기를 갈망해왔다고 밝혔다.

숀 코네리는 ‘나이테’가 늘어가는 만큼 연륜이 쌓이고 내면이 단단해진 유일한 배우로 손꼽힌다. 흰머리와 눈과 미간 위 깊은 주름, 따뜻한 미소는 숀 코네리의 트레이드 마크다. 자애로운 미소와 웃음에서 나온 주름은 멋지게 나이 든 사람들의 상징이었다.

굳이 본인을 포장하지 않고 나이가 들어서도 겸손하고 젊은 배우들의 존경의 대상이었던 코네리는 80세가 넘어서도 건강하며, 당당한 모습을 보여 왔다. 노인이 돼서도 아름다워진 외면에 기품까지 깃들어 있었다.

스크린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솔직담백하고도 열정적인 삶과 감성을 보여줬던 숀 코네리의 사망에 많은 팬들이 슬퍼하고 있다. 아름답게 나이 드는 모습을 그가 실천하고 보여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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