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파나케르트=AP/뉴시스]1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내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주도 스테파나케르트 외곽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투가 이어져 산 너머 폭발 섬광이 보인다.
[스테파나케르트=AP/뉴시스]1일(현지시간) 아제르바이잔 내 나고르노-카라바흐 자치주 주도 스테파나케르트 외곽에서 아제르바이잔과 아르메니아의 전투가 이어져 산 너머 폭발 섬광이 보인다.

아제르바이잔군 점령 이어져

아르메니아가 일부 지역 넘기기로

[천지일보=이솜 기자] 한 달 넘게 유혈사태를 겪은 아르메니아와 아제르바이잔이 나가르노-카라바흐 지역을 둘러싼 군사적 갈등을 종식시키기 위한 협정을 체결했다.

가디언과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현지시간) 니콜 파쉬냔 아르메니아 총리는 분쟁 지역을 둘러싼 전쟁을 끝내는 ‘말할 수 없이 고통스러운 합의’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아침 선언은 6주간의 격렬한 전투 끝에 나온 것이다.

파쉬냔 총리는 이날 새벽 자신의 페이스북에 “개인적으로 나와 우리 모두를 위해 극도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다”며 러시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과 1시(현지시간)부터 전쟁을 끝내기로 한 선언문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파쉬냔 총리는 전날의 슈샤를 둘러싼 다툼이 끝나지 않았다고 주장한 후 “군사 정세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토대로 합의문에 서명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협약은 아르메니아군이 동부 아그담 지역을 포함한 나가르노-카라바흐 국경 밖에서 보유하고 있던 일부 지역에 대한 통제권을 넘겨주는 내용이 담겼다. 이 지역은 유일하게 온전히 남아 있는 이슬람 사원이 있어 아제르바이잔에게 큰 상징이 돼 왔다. 아르메니아는 분쟁지역 근처의 라친도 넘기기로 했다.

그의 발표 직후 수천명의 아르메니아 국민들은 수도 예레반의 광장에 나와 “우리 땅을 포기하지 않겠다”며 이번 협약에 대해 항의했다.

일함 알리예프 아제르바이잔 대통령은 협정이 발표된 후 “더 이상의 유혈사태 없이 우리의 영토를 반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아제르바이잔 영토에 있지만 아르메니아 민족이 거주하고 통제해 온 이 지역의 모든 군사작전은 중단됐다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최근 아르메니아가 지배 영토 상당 부분을 아제르바이잔에 뺏긴 와중에 나왔다. 지난 8일에는 나고르노-카라바흐에서 두 번째로 큰 마을인 슈시(아제르바이잔어로 슈샤)까지 아제르바이잔이 차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러시아 평화유지군 1960명을 나가르노-카라바흐의 접촉 지역과 아르메니아를 잇는 곳에 5년간 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타스 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정전 협정에서 포로와 시신을 교환하도록 규정했다고 전했다. 러시아는 아제르바이잔과 이웃하지만 아르메니아와 안보동맹을 맺고 있다.

나가르노-카라바흐를 둘러싼 분쟁은 지난 9월 27일부터 시작됐다. 이 지역은 국제법적으론 아제르바이잔 영토지만, 아르메니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러시아가 주재한 지난 수 차례의 휴전이 단기간에 결렬돼온 가운데 이번 합의는 얼마나 지켜질 수 있을지 눈길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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