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서울 연등축제 때 등장할 예정이었던 뽀로로등(오른쪽). ⓒ천지일보(뉴스천지)

 

[천지일보=김종철 기자] 당초 부처님오신날 연등축제 때 등장할 예정이던 뽀로로등(燈)을 결국 볼 수 없게 됐다.

부처님오신날 봉축위원회는 7일 서울 도심에서 펼쳐지는 연등축제에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캐릭터인 뽀로로를 본떠 만든 뽀로로등을 선보일 계획이었으나 캐릭터 저작권자인 ‘오콘’이 뽀로로 캐릭터를 사용하지 말라고 요청하면서 계획이 무산됐다. 오콘 측은 지난달 29일 봉축위원회에 “종교단체의 종교행사라고 할지라도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는 사용할 권한이 없다”며 뽀로로등을 폐기하고 사용하지 말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국민적인 문화축제에 업체가 저작권을 내세워 캐릭터 사용 금지를 요청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지적이 이어졌다. 일각에서는 업체가 특정 종교편향을 우려한 것 아니냐는 비난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론이 나빠지자 오콘 측은 4일 다시 봉축위원회에 뽀로로 캐릭터를 사용해도 좋다는 뜻을 전달했다. 하지만 뽀로로등은 이미 폐기된 상태여서 올해는 못 본다. 

봉축위원회는 아이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기 위해 아이들이 좋아하는 인기 캐릭터인 뽀로로를 사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등 제작 전에 뽀로로 저작권자와의 협의를 거치지 못한 것은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다.
일부 누리꾼은 저작권을 내세워 캐릭터 사용을 금지한 것은 불교 연등축제를 지나치게 종교적 행사로 바라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연등축제는 불교행사이기에 앞서 외국인도 참여하는 문화축제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다종교사회여서 다양한 종교행사들이 열린다. 특히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국가나 국민을 위한 행사를 계획할 때 이를 특정 종교편향 등의 문제로 거세게 반대하기도 한다. 행사의 취지와 목적이 공익을 위한 것이나 문화행사라면 서로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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