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고종 총무부장 능해스님. ⓒ천지일보(뉴스천지)

 

한국불교태고종 총무부장 능해스님을 만나다

1700년의 한국불교 역사와 문화, 전통이 살아 숨 쉬는 한국불교태고종. 태고종단이 부처님오신날(5월 10일)을 앞두고 봉축행사로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신임 총무부장으로 소임을 맡은 능해스님을 만났다. 능해스님은 “‘생로병사’ 고통의 번뇌를 짊어지고 사는 이 땅의 중생들에게 행복을 주시고자 부처님이 오셨다”며 “어려운 이들을 보살피고 서로를 이해한다면 이 세상은 행복한 삶이 가득한 극락세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처님은 중생에 행복 주시고자 이 땅에”
능해스님은 “부처님은 이 세상을 행복하게 하려고 오신 분”이라며 “부처님은 고통에 헤매는 이 중생들이 편하게 살아가는 방법들을 8만 4000법문으로 우리에게 가르치셨다”면서 부처님 탄신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부처님오신날은 중생의 행복을 위해 이 땅에 오신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시 되새기고 우리 주위에서 어렵게 살아가는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서로 소통하기 위한 날”이라며 “동시대를 살아가면서 업을 짓고 사는 ‘동업중생’이 갈등과 대립을 초월해서 상대를 배려하고 이웃을 돌아보므로 서로에게 행복의 마음을 심어주기 위한 뜻깊은 날로 보아야 한다”고 자비와 나눔의 의미도 덧붙였다.

능해스님은 “불교는 한마디로 ‘중도’이다. 다름과 대립, 이쪽과 저쪽을 다 아우르는 중도의 가르침을 실천한다며 이 세상이 극락이다”며 “구원의 가치가 없는 이 세상에 부처님이 왜 오셨겠는가. 이 땅에는 어려움과 좌절도 있지만 희망의 빛이 여기(세상)에 있기 때문에 부처님이 오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성과 쇄신으로 종교의 길 간다
능해스님은 “중생이 살아가는 근기(根機, 교법을 받을 수 있는 중생의 능력)가 다 다르다”며 “종교 간 차이와 사회 속에서 발생하는 다툼과 반목, 갈등과 대립의 문제는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정신에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만 옳고 상대는 바르지 않다’라는 이 같은 주장이 소통을 단절시키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기에, 또 내 생각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으면 상대에게 밀린다는 피해의식 때문에 문제가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내가 강하게 다가가면 상대는 더 강하게 변한다’는 인식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다 보면 다툼이 멈출 수가 없어 상대를 배려하는 정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능해스님은 “사회변화 흐름을 불교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세속화되면서까지 따라갈 필요는 없다. 지금 불교계가 외치는 자성과 쇄신 운동을 바르게 실천한다”면 “종교의 순기능을 찾아 이 사회와 국민들의 신뢰를 얻어 중생을 바르게 인도하고 진정한 종교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해·배려로 종교 간 갈등 해소
다종교사회 속에서의 종교 간 갈등문제가 불거지고 있어 종교계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그는 “이는 이웃 종교에 대해 배려하지 않고 이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불교는 수천 년의 역사에서 불교인 스스로가 남의 나라를 공격하고 헤하는 일을 하지 않았다”면서 종교 간 이해와 배려문화가 필요함을 강조했다.

이어 스님은 “그 종단의 경전에서도 그렇게 가르치지는 않는 걸로 알고 있다. 그렇다면 상대를 인정하고 그 가운데서 이해하고 포용하는 신앙의 가르침을 통해 종교 간 모든 갈등과 대립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종교지도자의 자질에 대해 종교의 목적이 구원이라면 종교지도자들이 청빈한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입적하신 법정스님도 살아생전 ‘종교가 세상과 결탁을 하면 그 종교는 타락한 종교라고 말했다”며 “성직자가 물질의 부를 추구하고 세상의 외형적인 모습을 따라 하고 대접받기를 좋아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제는 신도들이 교회나 사찰 등 종교시설의 재정이 투명하게 공개 되도록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능해스님은 최근 불거지는 정교 갈등 문제와 관련 “종교는 본연의 길로 가야 한다. 종교가 정치에 관여한다든지 예속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또 종교지도자가 말이나 행동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고 분위기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면서 종교지도자의 현실정치 참여를 반대했다.

지난 3월 31일 한국불교태고종 신임 총무부장에 임명된 능해스님은 동국대 불교대학원을 수료하고 파라미타청소년선도협회 이사, 환경보호감시단 강남지부 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종단사 간행위원회 총무,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상임이사, 한일불교 문화교류협의회 상임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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