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의 자유 수호를 위한 전국연합’이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현 정부의 방역 활동이 ‘정치방역’이자 예배 탄압이라고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기존 교회의 문화를 비판한 소강석 목사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출처: 유튜브 캡처)
예배의 자유 수호를 위한 전국연합’이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현 정부의 방역 활동이 ‘정치방역’이자 예배 탄압이라고 규탄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기존 교회의 문화를 비판한 소강석 목사에 대해서도 비난했다. (출처: 유튜브 캡처)

코로나19 책임 인정 발언 논란

개신교 장로들부터 유튜버까지

맹비난 쏟아… “문 정권 앞잡이”

[천지일보=임혜지 기자] “소강석 목사가 한국교회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잘못했다고 자복을 했다. 이는 한국교회를 정치 반약의 타겟으로 삼은 문재인 정권의 부와 내통하는 배교적 망언이다. 한국교회 말살에 앞장선 소강석 목사의 발언은 부합하지 않다.”

최근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합동 총회장 소강석 목사가 한 발언을 두고 후폭풍이 거세다.

앞서 소강석 목사는 지난 3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리 한국교회는 시대정신과 가치를 제시하지 못했고, 사회적 책임을 감당하지 못했으며, 리더십을 세우지 못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하나님을 사랑하고 예배를 존중한 만큼 이웃의 생명도 존중해야 하는데 교회는 신앙의 자유와 현장 예배만을 강행함으로써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교회에 등 돌리게 한 면이 있었다”며 “더구나 일부 교회가 코로나19 감염의 진원이 되면서 국민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소 목사의 발언이 ‘코로나19 2차 재확산 사태’에 대한 교회의 잘못을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읽혀지면서 극우 개신교계에선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급기야 여의도순복음교회, 새문안교회, 온누리교회 등 대형교회 장로들이 모인 ‘예배의 자유 수호를 위한 전국연합’은 지난 6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소강석 목사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소 목사의 발언에 대해 “배교 망언”이라며 강력 규탄하고 나섰다.

한국교회도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피해자인데 공개사과를 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이들은 오히려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19 사태를 구실로 교회 탄압을 이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 발언자로 선 김일주 장로는 “이 정권이 얼마나 교회를 핍박하고 예배를 방해한 줄 우리는 다 안다”며 “교회를 분열시키기 위해 소강석 목사를 앞세워서 분탕칠을 치고 있다. 이런 문재인 정권의 악질 전략에 속아 넘어가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한열 장로는 “소강석 목사는 한국교회를 핍박하고 예배의 자유를 짓밟는 이런 문재인 세력을 계속 지지하며 앞잡이가 될 것인지 하나님 편에 설 것인지 분명히 밝혀야 한다”며 “더 이상 공산사회주의 세력 앞잡이가 되지 말고 목사로서 한국교회를 위해, 성도를 위해, 대한민국 국민의 자유를 위해, 공산 사회주의 지지에서 떠나 국민의 편에 서기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 文공격안하면 종북·주사파로 매도

이 외에도 이날 발언자로 나선 장로들에 입에선 이념적인 성격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소강석 목사를 ‘종북’ ‘좌파’라고 규정했다. 유튜브에는 ‘소강석 목사님 때문에 난리가 났다’ ‘소강석 목사님 후폭풍이 꽤 거셀 겁니다’ ‘소강석 목사 정체성은’ 등의 영상이 일제히 올라왔다.

최근 몇년새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지 않으면 주사파, 사회주의자 혹은 종북 좌파로 매도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전광훈 목사가 이끌어온 문재인 대통령 하야 집회에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당시 집회 참석자들 사이에선 문재인 정권 반대 대열에 합류하지 않는 대형교회 목사들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을 내는 목사들은 ‘종북좌파’ ‘사회주의자’로 몰려 매선 비난을 받았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21일 열린 광화문집회. 은평제일교회 심하보 목사는 집회에 나오지 않는 목사·교인이 모두 ‘공범’이라며 “기도만 하겠다는 자들을 끌어내라”고 선동하기도 했다. 집회를 생중계하던 유튜브 너알아TV 실시간 댓글에는 이영훈·소강석 목사를 비롯해 여러 대형교회 목사들이 이름이 올라오며 ‘좌파’라고 비난하는 내용이 올라왔다.

한편 소강석 목사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제가 (한국교회를 대표해) 공개사과를 했다고 하는 것은 한국교회가 공개사과를 하는 소망을 표현했거나 저의 자성을 과도하게 표현했다고 본다”면서도 “일부에서 비판하는 분들도 있지만 그렇게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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