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윌밍턴=AP/뉴시스]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7일(현지시간)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우리는 같은 미국인"이라며 "분열이 아닌 통합 추구하는 대통령이 되겠다"라고 밝혔다.

나흘만에 선거인단 270명 넘겨

삼수 끝 승리… 역대 최고령

첫 대국민 메시지, 통합에 중점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역대 최고령 대통령이 될 바이든 당선인(77)은 7일(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에서 이기며 선거인단 270명의 문턱을 넘었다. 펜실베이니아의 결과는 코로나19로 인한 우편투표 급증으로 개표가 지연되면서 5일 동안의 혼란 끝에 발표됐다.

1988년, 2008년 대선 도전에 실패한 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통령으로서 8년을 보낸 바이든 당선인은 백악관에 세 번째 도전하고 선출되면서 마침내 수십년간 꿈꿔왔던 목표를 달성했다. 부통령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도 미국의 첫 여성 부통령이자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 되는 새 역사를 쓰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1992년 조지 H.W. 부시가 빌 클린턴에게 패한 이후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재선에 실패하게 됐다.

이번 선거는 미국 전역의 생명을 앗아간 유행병 속에서 치러졌음에도 1억명 이상이 사전투표에 참여하는 등 현대 역사에서 최고 투표율 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당선이 확실시 된 이날 밤 바이든은 자신의 고향인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대국민 연설을 통해 “미국은 지금 치료가 필요하다”며 통합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지지한 수천만명의 미국인에게도 “여러분의 실망감을 이해한다”며 “나도 (대선에서)두 번 졌다. 하지만 이제 서로에게 기회를 주자. 가혹한 미사여구는 그만 두고 서로의 말을 다시 들어야할 때”라고 말했다.

바이든 당선인의 이번 메시지는 이념적인 관점이 아닌 미국의 가치관에 뿌리를 두고 있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런 접근법은 선거 운동 기간 내내 그가 광범위한 연정을 구축하는데 도움을 줬으나 당파적인 워싱턴에서 시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선거는 코로나19에 대한 대응과 혼란을 만들고 규범을 깨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유권자들의 심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미국우선주의를 부정하고 미국의 전통적 가치와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을 최우선으로 삼으며 대대적으로 기조 전환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북한 비핵화 문제도 ‘톱다운’ 방식을 선호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실질적인 결과를 중요시하며 물밑 협상부터 단계를 밟아가는 상향식 방식으로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만큼 한미 주요 현안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는 다른 접근법을 취할지 주목이 된다.

한편으로는 이번 대선이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기대했던 압승은 아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이 트럼프 대통령과 예상 이상으로 치열한 접전을 벌였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에 대한 추가 법적 조치를 예고하고 불복 의사를 밝혀 실제 당선인 확정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선거 캠프와 공화당 변호사들은 이미 선거의 개표 과정에서 조작이 있었다고 문제 삼으며 광범위한 법적 공격을 시작했다.

바이든 당선인은 다음 달 14일 선거인단 투표, 내년 1월 6일 연방 의회의 선거인단 개표 결과 승인, 그리고 같은 달 20일 연방의회 의사당 앞 취임식을 남겨두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처럼 승복을 거부하고 소송을 통해 이번 결과를 대법원까지 끌고 간다면, 미국 사회는 새 대통령 확정 때까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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