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국민 연설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국민 연설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8

공화당 상원선거 예상밖 선전
‘블루웨이브’ 무산, 최상 조건
동맹국 통상환경 개선 기대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미국 백악관의 주인이 민주당의 조 바이든 후보로 사실상 결정되면서 트럼프 행정부 이전보다 한국경제에 더 긍정적인 영향으로 나타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0%였던 기업의 법인세를 15%까지 낮추는 감세 등으로 친기업적인 행보를 보였고, 반면 바이든 후보는 법인세를 27%까지 올리려는 증세 정책과 기업규제를 펼치려는 점 때문에 당초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그나마 트럼프를 더 선호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경기가 위축된 상황에서 증세를 하는 것은 기업에 악영향을 미치기에 경기회복에 도움이 안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미국경제는 결국 세계경제에 영향을 미치고, 한국에도 그 영향이 그대로 전달되기에 국내 전문가들도 비교적 트럼프의 재선이 경기회복에 더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미국을 우선시하며 동맹국도 쳐내는 트럼프의 행보가 4년간 계속 지속되는 점에 있어선 부담스런 부분이었다. 특히 ‘중국을 굴복시킨 대통령’으로 남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미중 분쟁을 더욱 강화할 위험요소가 있어 우리나라로선 아주 큰 부담요소였다.

그러나 미국 대선과 함께 치러진 상·하원 선거에서 예상과 달리 공화당이 상원에서 기대 이상 선전하면서 과반 이상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지자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뀌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함께 상·하원을 동시에 장악하는 ‘블루웨이브’ 가능성 때문에 경제에는 부정적 전망이 컸으나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더라도 대규모 증세나 기업 규제가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로 바뀐 것이다.

오히려 트럼프의 재선보다 더 좋은 경제적 시너지 효과가 만들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다시 동맹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미중 무역분쟁에도 좀더 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바이든의 대규모 부양정책도 미국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로 인해 세계교역 질서가 어지럽게 되면서 수출에 직·간접적인 피해를 봤다. 미중 무역분쟁은 최근 2년간 세계경기를 어둡게 만드는 데 결정적 영향을 미쳤고, 중국과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무엇보다 높은 우리는 가장 큰 피해를 본 국가 중 하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동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바이든 행정부는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과의 결속 강화를 추진함에 따라 미국과 동맹국 간의 통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경직됐던 세계무역기구(WTO)와의 관계도 개선될 것으로도 보인다. 또 우리나라에 대한 방위비 분담 요구에 있어서도 트럼프에 비해 미국의 이익을 앞세워 일방적인 요구를 할 가능성이 낮아지고 협상과 설득의 여지가 넓어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다만 북미관계에 있어서는 트럼프보단 전망이 낙관적이진 않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친구’라고 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폭군’이라고 표현해 껄끄러운 관계를 나타냈다. 이 때문에 북미정상회담이 재개되려면 오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첫 임기 내에 이뤄질지도 미지수다. 이런 점은 한국에도 ‘한반도 리스크’라는 불확실성을 키울 수 있어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다소 부담이 될 요소가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아직 결과에 불복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만약 연방 대법원 판결까지 가야 하는 상황까지 갈 경우 미국 내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은 경제에 불안요소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총기까지 들고 개표소를 지키고 있어 충돌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전화를 통해 “바이든은 미국 우선주의에서 벗어나 다시 동맹국과의 관계를 회복하고 미중분쟁에도 좀더 완화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돼 세계와 우리경제에 긍정적인 요소다. 특히 바이든이 취임 첫 해에 무엇보다 잘하려는 모습을 보일 것이기 때문에 한국경제 회복이나 증시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국민 연설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8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8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대국민 연설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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