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소] 부산 금정산 범어사 “금빛 샘 노닐던 하늘나라 고기 느껴볼까”
[지역명소] 부산 금정산 범어사 “금빛 샘 노닐던 하늘나라 고기 느껴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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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범어사로 향하는 돌길 양옆으로 형형색색의 연등이 매달려 있어 사찰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천지일보 2020.11.5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범어사로 향하는 돌길 양옆으로 형형색색의 연등이 매달려 있어 사찰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천지일보 2020.11.5

도심 가까이 금정산 아래 있어

영남 3대 사찰, 의상대사 창건

금빛 나는 물고기 범어사 유래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부산 남북을 가로질러 길게 뻗은 금정산 아래에는 예로부터 ‘하늘나라의 고기(梵魚)’라는 뜻을 가진 범어사라는 사찰이 있다. 범어사는 합천 해인사,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영남의 3대 사찰 중 하나다. 신라 문무왕 18년(678년) 의상(義湘)대사가 창건했으며 이후 임진왜란 때 불탄 것을 선조 32년(1602)에 다시 지었다. 광해군 5년(1613)과 숙종 39년(1713)에 고쳐지어졌다. 풍성한 초록빛을 자랑하던 금정산이 어느새 울긋불긋 단풍으로 물든 지난 2일 본지는 금정산 아래 범어사를 찾았다.

◆부산 도심 벗어나 금정산 절집으로

동국여지승람에는 범어사의 창건 설화에 대해 먼저 금정산을 소개한다. 설화에 따르면 금정산은 동래현의 북쪽 20리에 있으며 금정산 산마루에 세 길 정도 높이의 돌이 있는데 그 위에 우물이 있다. 둘레는 10여척이며 깊이는 7촌쯤 된다. 물이 항상 가득 차 있어 가뭄에도 마르지 않으며 그 빛은 황금색이다. 이야기에 따르면 한 마리의 금빛 나는 물고기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梵天)에서 내려와 우물 속에서 놀았다고 해 ‘금샘(金井)’이라는 뜻을 가진 금정산이란 이름과 ‘하늘나라의 고기(梵魚)’라는 범어사라는 이름이 전해져 온다.

본지가 찾은 범어사는 가을 단풍을 보기 위해 구경 온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지하철을 타고 범어사역에 내려 7번 출구 사이 골목으로 올라가면 버스정류장이 있다. 90번 버스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따라 15분 정도 가면 범어사 입구가 나온다. 차를 타고도 올라갈 수 있는데 주차비는 3000원이다.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범어사로 올라가는 길 옆으로 나무가 울창하다. 시원하게 뻗은 계곡은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어느새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천지일보 2020.11.5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범어사로 올라가는 길 옆으로 나무가 울창하다. 시원하게 뻗은 계곡은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어느새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천지일보 2020.11.5

◆자연과 어울린 사찰 주변엔 맛집도 ‘풍성’

범어사를 올라가는 산길 중간 중간에는 여러 가지 먹거리도 풍부하다. 향긋한 파전과 도토리묵, 시골밥상에 왕만두까지 출출한 배를 채우기에 무엇을 먹을까 고민해야 할 정도다. 특히 범어사는 오리고기 맛집이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평상에 앉아 자연의 경치를 즐기며 음식을 먹을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양념오리부터 백숙까지 다양한 종류의 음식을 즐길 수 있다.

밥을 먹고 갈 수 있는 예쁜 카페들도 많다. 몇 년 전부터 범어사로 올라가는 한적한 산길 ‘범어사로’를 따라 카페가 한 둘씩 생기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높은 곳에 위치해 푸른 숲의 경치를 한눈에 즐길 수 있다. 루프탑 카페도 많아 날씨가 좋은 날에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음료를 마실 수 있다. 범어사에 온 관광객이나 금정산에 오른 등산객들이 들르기 좋다.

버스에서 내리면 산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신선한 공기를 먼저 느낄 수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마스크를 쓰고 있어 맑고 상쾌한 공기를 직접 마시지 못하니 좀 아쉽긴 하지만 금세 범어사의 풍경에 젖어든다. 빽빽하게 들어선 나무 양옆으로 시원하게 뻗은 계곡은 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함께 어느새 보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들어준다. 한여름이라면 계곡 물에 발이라도 담그고 싶을 만큼 유혹적이다.

입구를 지나 올라가니 범어사로 향하는 돌길이 펼쳐진다. 빨갛게 물들어가고 있는 나무들 사이로 한걸음씩 걷다보면 저절로 힐링이 된다. 양옆으로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매달려 있어 사찰의 아름다움을 한층 돋보이게 한다.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일주문인 조계문. 모든 법과 진리가 갖춰져 일체가 통한다는 법리를 담고 있으며 일명 삼해탈문(三解脫門)이라고도 부른다. ⓒ천지일보 2020.11.5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일주문인 조계문. 모든 법과 진리가 갖춰져 일체가 통한다는 법리를 담고 있으며 일명 삼해탈문(三解脫門)이라고도 부른다. ⓒ천지일보 2020.11.5

◆청정 사찰의 심신 힐링 스팟은 여기

범어사 사찰 경내에 들어가기 위해선 가장 먼저 거쳐야 하는 문이 있다. 일주문인 조계문은 모든 법과 진리가 갖춰져 일체가 통한다는 법리를 담고 있으며 일명 삼해탈문(三解脫門)이라고도 부른다. 일반적으로 건물을 지을 때 건물의 안정을 위해 네 귀퉁이에 기둥을 세우지만, 범어사 일주문인 조계문은 기둥이 일렬로 나란히 늘어선 것이 특징이다.

일주문을 지나면 천왕문이 나온다.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기 위해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지키는 사천왕을 모신 곳이다. 험상궂은 표정으로 악귀를 밟고 있는 커다란 형상이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네 왕의 의미와 하는 역할이 각각 다르다.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일주문을 지나면 천왕문이 나온다.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기 위해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지키는 사천왕을 모신 곳이다. 왼쪽부터 지국천왕, 광목천왕, 증장천왕, 다문천왕. ⓒ천지일보 2020.11.5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일주문을 지나면 천왕문이 나온다. 천왕문은 불법을 수호하기 위해 동서남북의 네 방위를 지키는 사천왕을 모신 곳이다. 왼쪽부터 지국천왕, 광목천왕, 증장천왕, 다문천왕. ⓒ천지일보 2020.11.5

동쪽을 수호하는 ‘지국천왕’은 비파를 들고 있다. 지국(持國)이란 백성들의 심신이 편안하도록 나라를 수호한다는 의미를 나타낸다. 백성들이 비파를 들고 항상 노래를 부른다면 심신이 편안할 것이라는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서쪽을 수호하는 ‘광목천왕’은 눈이 매우 크며 한 손에는 용, 한손에는 여의주를 들고 있다. 선한 일을 한 중생에게는 상을 주고, 악한 일을 하는 중생에게는 큰 눈으로 ‘바르게 알고 볼 것’을 호령하는 의미가 있다.

남쪽을 수호하는 ‘증장천왕’은 보검을 들고 있다. 그가 들고 있는 검은 금강석 같은 지혜를 상징하는 금강반야 검으로 무수한 귀신을 지배한다. 만물을 소생시키고 덕을 베풀어 중생의 이익을 증대시켜준다.

북쪽을 수호하는 ‘다문천왕’은 사천왕 중 가장 숭배되며, 항상 부처님의 도량을 지키며 부처님의 설법을 듣는다고 해 다문이라고 한다. 그는 보탑을 받쳐 들고 있는데 이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적은 경전을 모시는 상징물이다.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범어사 대웅전 돌탑 아래에서 사람들이 봉양을 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5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범어사 대웅전 돌탑 아래에서 사람들이 봉양을 드리고 있다. ⓒ천지일보 2020.11.5

천왕문을 지나 마지막 진리는 둘이 아니라는 불이문이 보인다. 이 문을 지나면 범어사 대웅전이 모습을 드러낸다. 고즈넉한 터 중앙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이 흔들림 없어 보인다. 절 안에는 석가여래를 비롯한 3체의 불상이 나란히 안치돼 있다. 대웅전에서 바라본 금정산은 마치 범어사를 품을 듯 울긋불긋 아름다운 풍경을 뽐내고 있다. 여기에 알지 못하는 새소리마저 도심에서 지친 마음을 위로해준다.

절터를 둘러본 뒤 종루 옆의 계단 길로 나서면 울창한 대나무 숲이 있어 포근한 느낌을 준다. 범어사에서는 이 길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으로 웨딩 스냅 촬영도 많이 온다고 한다.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종루 옆의 계단 길로 난 울창한 대나무 숲길. 범어사에서는 이 길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으로 웨딩 스냅 촬영도 많이 온다고 한다. ⓒ천지일보 2020.11.5
[천지일보 부산=강태우 기자] 종루 옆의 계단 길로 난 울창한 대나무 숲길. 범어사에서는 이 길을 ‘한국의 아름다운 길’이라고 부르는데, 이곳으로 웨딩 스냅 촬영도 많이 온다고 한다. ⓒ천지일보 2020.11.5

잠시 생각에 잠겨 돌담길을 따라 걷다보니 어느새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고 있다. 도심에서 하루 일상을 숨 가쁘게 살아가지만 가끔은 여유를 갖고 금정산 범어사의 고즈넉한 정취에 몸과 마음을 맡겨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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