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연 통섭예술인

마리오 프라다의 외손녀 미우치아 프라다(Prada, Miuccia, 1949~)는 주장한다. 세련되고 우아하려면 공부하고 배워야 한다고 말이다. 마우치아 프라다는 역발상으로 회사의 새로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1978년에 기존 업계 및 프라다의 기존 방향과는 다르게 천막이나 낙하산용인 합성섬유 포코노 나일론 원단에 모서리만 가죽으로 감싼 토트 가방을 만들어 히트시킨 것이다. 가죽에 비해 가벼우면서도 튼튼한 ‘프라다 천’으로 만든 이 가방은 프라다 브랜드의 차별적인 정체성을 나타내는 아이콘이 되었다.

그녀는 어릴 때부터 패션에 대한 재능이 있어 남다르게 옷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잘했다고 한다. 그녀는 프라다 가방 모조품을 팔았던 파트리지오 베르텔을 만나 결혼을 했다. 자신은 디자인을 하고, 남편은 경영을 맡으며 프라다는 부흥하기 시작했다. 누구에게나 해당되듯이 개인의 재능과 남과의 인연이 결합해 새로운 인생이 펼쳐지는 것이다.

‘프라다 가방’으로 명성을 얻은 프라다는 1988년에 의류 사업에 진출하였고, 1997년에는 ‘빨간줄 로고’ 프라다 스포츠 상품도 출시했다. 루이뷔통처럼 프라다는 문화예술을 잘 활용하는 회사다.

1993년 미우치아 부부는 지금의 프라다 재단 (Fondazione Prada)의 전신인 ‘프라다 밀라노 아르테’를 설립한 후에 사진, 디자인, 건축까지 대상을 넓혔으며 예술가와 프라다의 협업으로 예술과 사업을 잘 결합하고 있다.

프라다와 함께 이름을 날린 작가들이 여럿 있다. 뉴욕 록펠러 센터에 설치되어 있는 ‘하늘의 거울 (Sky Mirror)’로 유명한, 인도 출신으로 영국에서 미술공부를 한 애니시 카푸어 (Anish Kapoor)가 이에 속한다. ‘하늘의 거울’은 일반 건물 3층 높이 정도의 규모의 스테인리스스틸 작품이다. 데미안 허스트도 프라다와 협업했다.

한편 국내 ‘2004광주비엔날레’에서는 ‘참여관객제’라는 이름하에 초청관객들이 참여작가와 전시를 같이 꾸미는 공동작업이 있었다. 당시 미우치아 프라다, 데미안 허스트, 애니시 카푸어, 켄델 기어스, 루시 오르타, 김병종, 김승영, 박불똥, 전수천 씨 등이 참여했다.

특히 데미안 허스트는 영국 농부와, 조각가 애니시 카푸어는 교육운동가와 공동작업을 했다. 어느 미술평론가의 말처럼 ‘예술의 시사성은 예술이 현실과 더불어 사는 건전한 처세술’이라는 생각이 드는 기획이다.

2009년 봄에는 프라다 재단과 예술가들의 공동 작업 건축물인 ‘프라다 트랜스포머’가 서울에 등장했다. 세계적인 건축가 렘 쿨하스와 함께 작업한 트랜스포머는 육각, 원형, 십자, 사각형 등 사면체로 이뤄진 특이한 모양이었으며 움직이는 건축물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전 세계적으로 ‘붐’을 일으킨 테스토 벨라(tessuto vela)는 1978년 탄생된 나일론 천 가방이다. 실크와 같이 고급스러운 느낌을 내기위한 특별 직조 기술을 통해 생산된 이 가방의 천은 원래 프라다의 창립자 마리오 프라다(Mario Prada)가 트렁크를 감싸 보호하기 위해 사용했던 포코노라는 방수천을 개발한 것.

이 천으로 만들어진 백은 가벼움과 편안함으로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사랑받았으며 특히 어느 옷에나 어울리는 디자인으로 실용성 부분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러한 ‘혁신’은 미우치아 프라다(Miuccia Prada)에 의해 이루어졌다. 1913년 프라다를 설립한 마리오 프라다가 세상을 떠나면서 닥친 위기에 대해 대반전을 일으킨 그녀는 마리오 프라다의 손녀다. 마우치아 프라다는 현대의 특성을 반영하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프라다를 세계 정상의 브랜드로 이끌어 왔다.

그녀의 아이디어는 관찰에서 비롯된다. 세상 이야기는 물론 자신의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사소한 일들에 대한 관심을 통해 현대인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하는 그녀는 늘 세상의 일반적인 예상을 뒤집고 과감한 시도를 선보여 패션 세계를 재패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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