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명소] 명량대첩 본거지 ‘해남 우수영’… 이순신 장군과 민초들의 삶을 예술로 만나다
[지역명소] 명량대첩 본거지 ‘해남 우수영’… 이순신 장군과 민초들의 삶을 예술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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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 우수영관광지 전경. (제공: 해남군) ⓒ천지일보 2020.11.3
해남 우수영관광지 전경. (제공: 해남군) ⓒ천지일보 2020.11.3

언택트 관광지 100선 선정돼

삶·문화, 공공미술로 연출

빈집을 시간여행 장소로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죽고자 하면 살 것이고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다!” 영화 ‘명량’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력을 다해 싸우자고 외친 음성이다. 해남 우수영을 들어서면 울돌목의 물살과 이순신 장군의 벼락같은 음성이 쩌렁쩌렁 울리는 듯하다. 지금의 코로나19를 이기기 위해서도 이러한 힘과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지 않을까. 12척의 배로 300여척을 물리친 그 날의 역사 현장 속으로 떠나보자.

명량대첩의 현장으로 유명한 해남의 우수영은 이순신 장군이 강강술래와 함께 명량해전을 대승으로 이끈 역사가 깊은 곳이다. 영화 ‘명량’으로 재조명되면서 많이 알려진 전라 우수영은 해남군과 진도군이 맞닿은 곳으로 한국관광공사의 전국 언택트 관광지 100선에 선정돼 코로나19로부터 상대적으로 안전한 여행지로 인정받았다.

우수영은 작은 골목길을 두고 10개의 마을로 이뤄져 있다. 이곳에는 예로부터 마을 내에서 생겨난 고유의 문화가 있다. 임진왜란 때 옥매산 기원설이 있는 강강술래, 논밭에서 부르는 농업 노동요인 부녀농요, 용잽이 놀이 등이 있다. 마을의 전통으로 북춤, 사물놀이 등도 일상화됐다. 최근에는 우수영문화마을이 조성되면서 옛 선조의 삶을 느낄 수 있는 관광지로 변화되고 있다.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우수영문화마을 입구. ⓒ천지일보 2020.11.3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우수영문화마을 입구. ⓒ천지일보 2020.11.3

◆전통·현대의 조화 ‘지붕 없는 박물관’

해남군 문내면의 ‘우수영’은 1970년대까지 물자와 인력을 수송하는 거점의 역할을 충실히 해 오던 지역이다. 진도대교 개통으로 면사무소와 우체국, 초등학교 등 관공서들이 영외로 이전하면서 점점 쇠퇴했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 ‘명량’의 흥행에 힘입어 지난 2015년 문체부 주관 마을미술프로젝트 사업공모에 선정됐다. 이후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지붕 없는 미술관’으로 탈바꿈됐다.

명량대첩 승전지인 울돌목과 이순신, 그리고 척박한 삶을 이어온 우수영 마을주민들의 삶과 문화를 현대적인 공공미술로 연출했다. 마을의 쇠퇴로 비어있던 빈집을 활용해 우수영 마을의 오래된 이야기와 물건들을 작품으로 만들고 마을의 대표적인 문화인 강강술래를 도벽으로 연출해 공방도 만들었다.

문화마을에는 이순신 장군을 현대적으로 해석한 난중일기와 판옥선 소년 이순신 등의 작품이 있다. 또 마을의 역사와 주민들의 척박한 삶을 주제로 한 작품들도 볼 수 있다. 참새를 모티브로 한 작품도 우수영 마을에서의 소소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골목 구석구석에서도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볼 수 있다. 면립상회, 강강술래 체험 커뮤니티 공간, 과거와 현재, 미래의 이야기를 만화책에 담은 만화갤러리, 주민들의 사진과 영상으로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소울 아카이브관 등이 들어섰다. 바닷바람을 막기 위해 낮게 이어진 지붕 밑 담벼락에는 명량의 역사에서부터 이어져 온 우수영 사람들의 깊은 사연이 벽화로 담겨 있어 볼거리가 가득하다.

문화마을을 찾은 관광객 김현승(39, 남, 목포시)씨는 “마을을 돌아보면서 역사에 대해 다시 배우는 시간이었고 작품 하나하나에 예술가의 정신이 담겨있어 느끼는 바가 많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인현 우수영문화마을주민협의회 회장은 “지금까지 많은 예술인들과 함께 80여점의 작품을 완성했고 현재 울돌목에서부터 큰 도로까지 이순신 장군이 참전한 해전을 파노라마로 벽화 작업 중에 있다”며 “많은 관광객이 찾아와 역사와 문화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우수영문화마을의 정재카페가 근대시대 사용하던 소품으로 꾸며져 있다. ⓒ천지일보 2020.11.3
[천지일보 해남=전대웅 기자] 우수영문화마을의 정재카페가 근대시대 사용하던 소품으로 꾸며져 있다. ⓒ천지일보 2020.11.3

◆마을 공동체가 운영하는 정재카페

우수영문화마을에서 빼놓지 않고 찾아야 할 곳이 또 있다. 바로 마을 공동체에서 운영하는 정재카페다. ‘정재’란 전라남도 사투리로 부엌을 말한다.

오래전 우수영을 왕래하던 뱃사람들의 휴식처였던 옛 제일여관의 부엌을 이색카페로 개조해 관광객들의 쉼터로 개설됐다. 카페는 허름해 보이지만 옛날 부엌모습을 그대로 재현해 이색적인 추억을 느낄 수 있다. 또 휴식공간이었던 내실은 예전 ‘국민학교’ 시절의 교실로 만들어 체험장으로 활용하고 있다.

카페에서 만난 한 관광객은 “지금은 볼 수 없는 옛날식 부엌을 보니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음식들이 생각난다”며 “옛날 어머니께서 해주시던 반찬 같은 것을 먹을 수 있다면 시간여행의 완성일 것인데 조금 아쉽다”고 말했다.

목포구등대 뒤로 붉은 노을이 지며 해가 넘어가고 있다. (제공: 해남군) ⓒ천지일보 2020.11.3
목포구등대 뒤로 붉은 노을이 지며 해가 넘어가고 있다. (제공: 해남군) ⓒ천지일보 2020.11.3

◆100년 역사 품은 목포구등대

해남 구 목포구등대(海南 舊 木浦口燈臺)는 대한제국기 때의 대표적인 등대다. 목포구등대는 이후 지어진 우리나라 등대의 기본적인 전형이 됐다. 아름다운 외형과 근대 건축기술이 집약된 등대다. 10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지역의 뱃사람, 섬사람들에게 육지로 향하는 이정표 역할을 했지만 지난 2003년 새로운 등대를 설치한 이후 사용하지 않고 있다.

이곳은 우리나라의 서남해상 목포, 진도권에 있는 6개 유인 등대(당사도, 가사도, 하조도, 홍도, 소흑산도, 목포구) 중 배를 타지 않고 차량으로 탐방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다.

목포구등대가 자리한 화원면 매개~월내 간 해안도로를 달리면 서해바다의 해안 절경과 다도해가 펼쳐진다. 특히 등대 뒤로 해가 지면서 빨갛게 물드는 주광낙조(周光落照)는 사진작가들이 다도해와 일몰을 찍기 위해 찾는 장소로 유명하다.

코로나19로 실내 방문이 꺼려지는 이때 아름다운 낙조를 배경으로 추억을 간직해보길 추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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