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재욱 충남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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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옆 동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해 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소식을 들으며, ‘코로나 블루(corona blue)’라는 말이 떠올려진다. 코로나 블루는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이 합쳐진 신조어로, 코로나19의 지속적인 확산으로 평소 일상에서 겪어보지 못했던 변화들이 우리 곁에 다가와 생겨나는 불안감이나 우울증 등으로 인해 나타나는 무기력증을 일컫는 말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코로나 블루’를 대체할 우리말로 ‘코로나 우울’을 선정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일반 대중에게는 ‘코로나 블루’라는 말이 더 많이 통용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 장애를 호소하고 있는데, 이는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의 장기적 재난 상황에 대한 불안과 두려움에 따른 정신적 충격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코로나19에 직접 접하지 않고 지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은 겉으로 보기에 평범하게 보일 수 있지만, 코로나19 예방의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하며 홀로 지내는 시간에 생겨나는 스트레스로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크게 증가하며, ‘집이 감옥과 같이 느껴질 때도 있다’고 한숨을 내쉬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며 정신건강질환 환자가 전년 동기 대비 4.7%(8만 6000명)가 늘어났고, 수면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9.6%(4만명) 그리고 우울증 환자도 5.7%(3만명)이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도 있는데,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이러한 수치는 더욱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 블루 증상은 ▲외부 활동을 자제하고 실내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며 생기는 답답함 ▲자신도 코로나19에 감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 ▲일시적으로 몸에 나타나는 작은 증상들이 코로나 감염 증상이 아닐까 걱정하는 두려움 ▲재택으로 활동이 제한되며 느껴지는 무기력증 ▲주변 사람들에 대한 경계심 증가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대한 맹신 ▲감염병 관련 정보와 뉴스에 대한 과도한 집착 등과 같이 매우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코로나 블루로 인해 나타나는 가벼운 우울증의 해소에는 실내에서라도 가벼운 운동을 하고, 규칙적으로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온라인이나 스마트폰 등을 통해 주변의 사람들과 자주 소통하며, 차분하게 앉아 명상하며 마음을 가다듬는 것 등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제안되고 있다. 우울감이 심각한 수준으로 해소가 어렵다는 생각이 들 경우에는 전문 수련을 받은 사회복지사나 간호사가 상주해 상담을 해주는 지역 정신건강복지센터를 방문해 상담하는 것이 제안되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코로나 블루의 예방과 극복을 위해 일찍 잠자리에 들고 기상 시간을 규칙적으로 정해 실천하는 일상의 생체리듬 유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마스크 쓰기, 자주 손 씻기 그리고 코와 입에 손대지 않기 등 감염 위험을 낮추는 생활습관에 길들이는 것도 필요하다. 매일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는 코로나19 관련 뉴스에 관심을 가지며, 인터넷에 떠돌고 있는 코로나19에 대해 과도한 공포와 불안을 자극할 수 있는 가짜 뉴스에도 유념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다른 질병과 달리 증상이 가벼운 초기에도 전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열이 나거나 기침, 가래 그리고 근육통의 호흡기 증상이 느껴지면 집에 3~4일 머물며 건강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그리고 이런 증상이 심해지거나 체온이 38도 이상으로 지속되면 보건소나 콜센터에 문의해야 한다.

코로나19는 대화중 또는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침방울(비말)을 통해 전파되기 때문에 환기가 잘 안 되는 밀폐된 공간 모임은 가급적 피하고, 마스크 착용을 일상화해야 한다. 일상에서 주변 사람들과의 접촉거리 2m를 유지하면서 근접 시에도 가능하면 1m 이상의 거리를 둬야 하며, 만나는 사람과 악수나 포옹 등의 신체적 접촉을 자제해야 한다.

평소 손을 깨끗하게 관리하지 않으면 바이러스가 손을 통해 전해질 수 있기 때문에 외출 전·후나 식사 전·후 그리고 재채기를 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깨끗이 씻고 손 소독제를 이용해 손을 소독해주는 것도 코로나19 예방의 주요 준칙 중 하나이다.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옷소매 안쪽, 휴지, 손수건 등으로 입을 가려 침방울을 통한 전파를 최소화하는 기침 예절도 필요하다.

코로나19는 나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함께하는 노력이 있어야 예방과 극복이 가능하다. ‘거리는 멀어져도 마음은 가까이 하기’를 떠올리며, 친지나 친구들과 직접 만나지 못하더라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는 기회를 마련해 ‘코로나 블루’로 생겨나는 우울감이나 무기력증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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