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선] 트럼프 vs 바이든, 북미관계 전망은
[미국 대선] 트럼프 vs 바이든, 북미관계 전망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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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미국 대선 트럼프 대통령 - 조 바이든 전 부통령 (PG) (출처: 연합뉴스)
2020 미국 대선 트럼프 대통령 -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출처: 연합뉴스)

남·북한 모두 미 선택에 예의주시

“바이든도 ‘전략적 인내’ 회귀 어려워”

시기·방식 달라도 북미협상 재개 지배적

“비핵화 협상에 속도” vs “깐깐하게 따질듯”

‘도발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

“정부 목소리에 따라 美대북정책 달라질 수 있어”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미 백악관의 주인을 가르는 대선 투표가 3일(현지시간) 0시, 한국시간으로는 오후 2시 시작된다.

그간 민주당 바이든 대선 후보의 우세 속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역전을 노리며 막판 추격전을 벌이는 양상을 보였는데, 후보 간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결이 이날로 마무리짓게 됐다.

이들 두 후보는 자국 내 현안뿐만 아니라 외교·안보 정책, 특히 한반도 문제를 놓고도 시각차가 현격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남북을 포함한 동북아 정세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미 대선 결과를 전 세계는 물론 관련 당사자인 남·북한 역시 그 누구보다 주시하고 있는 모습이다.

미 대선 이후 향후 북미관계가 어떻게 전개될지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봤다.

◆“대북정책 유지” vs “상당한 변화”

일단 ‘트럼프 2기’가 될 경우 대북정책의 큰 방향은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발언들을 보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좋은 관계’를 강조하는 등 대선 승리 후 북한과 신속히 협상을 재개하겠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아울러 재선을 염두에 두고 집권 기간 외교적 성과에 매달려 왔던 터라 집권 2기 대북 전략이 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 개인 스스로가 소위 딜메이킹(거래 성사)에 관심을 쏟고 있다”면서 “집권 기간 노벨평화상을 노리는 것도 있고, 무엇보다 트럼프 행정부 내 볼튼 전 보좌관이 빠져 있어 깜짝 협상도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대북정책의 상당한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점쳐진다. 바이든 후보는 앞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을 ‘무의미한 프로젝트’라고 비난하며 트럼프 식의 ‘개인외교’에 비판적 시각을 드러냈다.

일각에선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로 회귀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지만, 북핵 문제를 사실상 ‘방치’했던 당시의 방식으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바이든 후보 역시 실질적 북한 비핵화의 성과를 이루면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신범철 한국전략연구원 통일안보센터장은 “북한의 핵무력 등이 오바마 행정부 당시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마냥 내버려두는 전략적 인내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바이든 후보가 조건을 걸긴 했지만, 우선은 북미협상을 시도하려고 하는 데 방점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신 센터장은 “북한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또다시 전략적 인내로 갈 수 있는데, 오바마 행정부 때와는 달리 지금은 제재 강도가 훨씬 커졌다”면서 “당시에는 제재라는 수단이 약했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비판을 받았지만, 현재는 강력한 제재로 효과를 얻어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주차장에서 열리는 선거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가 29일(현지시간) 미 플로리다주 탬파의 레이먼드 제임스 스타디움 주차장에서 열리는 선거 유세장에 도착해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톱다운 vs 실무협상

전문가들은 누가 당선되든 시기나 방법은 다를지라도 북미협상은 재개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다만 북한과의 협상에 대한 접근 방식이 판이한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면 기존의 대북정책 연장선에서 ‘톱다운(top down, 하향)’ 방식으로 김 위원장과 협상 재개에 나설 것으로 분석된다.

신 센터장은 “하노이  노딜 이후 북미관계가 교착상태에 있지만, 트럼프 재선 시 친서 교환 등 톱다운 방식으로 국면 전환에 시동을 걸 가능성이 높다”면서 “개인적 신뢰를 바탕으로 친서 외교를 가동해서 하노이 노딜 당시 협의 단계까지 이르렀던 내용이나 북미 싱가포르 합의를 이행하라는 등의 요구를 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도 “북미 정상 간 수차례 만남에 익숙해져 있다. 재선 시 과정의 연속선상에 있는 만큼 북미 대화가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면서 “북한도 바이든 행정부 보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고 해석했다.

이와 달리 바이든 후보는 실무협상부터 깐깐하게 단계를 밟아나가는 ‘바텀업(bottom up, 상향)’ 방식을 추구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교수는 “바이든 후보의 경우 섣부른 정상회담보다는 실무협상에 방점을 두며 보다 체계적으로 따져가는 협상 방식을 보일 것 같다”며 “최근 실무협상 단계에서 뉴클리어 프리존을 만들겠다고 한 데 이어 북한이 확실하게 핵을 줄이지 않으면 만나지 않겠다고 발언한 것을 보면 협상이 쉽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볼튼 전 보좌관이 이전에 주장했듯이 북한 비핵화의 엔드 포인트가 뭐냐. 로드맵이 뭐냐. 그리고 신고검증, 핵 불능화, 폐기를 다 요구할 수 있다”며 “바이든이 들어서면 이런 식으로 세세하게 따져나갈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북한의 입장에선 만일 실질적인 반대급부가 주어지지 않는다면 협상조차 응하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누가 되도 북미협상 쉽지 않을 듯

전문가들의 의견은 분분하지만 지나온 과정을 보면, 결국 어떤 정부가 출범해도 북미협상 진전을 이루긴 쉽지 않을 전망이다. 북미가 이미 팽팽한 입장차를 확인한 데다 바이든 후보가 집권할 경우 그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해결 등 내치를 강조해왔고 현실적인 시간표로 북한 문제는 당분간 정책 우선순위에서 밀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센터장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의 조건을 낮추겠다고 말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에 대화 여지를 주면서 협상장에 나오면 협의하겠다는 정도의 얘기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다시 말해 북한이 원하는 계산법대로 미국은 바꿔갈 의도가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어 “트럼프 방식의 톱다운이라는 것도 이전과는 달리 실무적으로 협상이 돼 본인에게 유리한 결과라고 판단이 되면 김 위원장과 만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북미 정상이 만나려면 가시적 결과물이 있어야 한다. 아무것도 정해지지 않았는데 만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우 센터장은 “바이든 후보가 김 위원장이 핵능력 감축에 동의하면 만날 수 있다고 했다”며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북한이 감축 보장을 하지 않는데도 만나겠느냐. 현재 두 후보의 입장은 별반 차이가 없다”고 힘줘 말했다.

김진아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도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스타일이 확실히 달랐지만, 북한에게 강경한 건 맞다. 내용을 변화시키거나 한 건 없다”면서 “과거에 요구했던 것보다 현재 훨씬 더 많은 걸 요구하고 있다. 당시에도 북한의 요구를 묵살했는데, 과연 단계적 접근이라든지 제재일부 해제라든지 등을 검토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가세했다.

다만 김 위원은 “바이든 후보는 내치가 우선인데다 현실적으로도 당장은 북미 문제가 순위에서 빠질 수 있지만, 민주당 내에선 단계적 접근도 검토해볼 여지가 있다는 등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면서 “물론 여전히 강경한 입장도 있지만, 다양한 루트를 통해 접촉면을 넓힌다면 북한으로서는 오히려 협상의 기회를 높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는 반대로 김 교수는 “재선에 부담을 던 트럼프 대통령의 경우 볼튼 전 보좌관 같은 관료들의 내부적인 저항에 치우치지 않고 북한과의 관계 발전, 대북 협상에서 ‘성과’를 얻기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면서 “하노이회담 당시에도 거의 합의 단계에 이르렀다가 돌아섰지 않느냐. 스몰딜 정도는 가능할 수 있다고 봐진다”고 분석했다.

최대 경합주 플로리다 유세 펼치는 바이든 후보[탬파=AP/뉴시스]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탬파의 플로리다주 박람회장에서 열린 드라이브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를 찾아
[탬파=AP/뉴시스] 조 바이든 미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탬파의 플로리다주 박람회장에서 열린 드라이브인 집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후보는 핵심 경합주인 플로리다를 찾아 "플로리다를 파랗게(민주당) 만들어달라"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북한, 도발 가능성 있나

북한이 어떻게 나올지도 관건이다. 북한도 미 대선 레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언제 어떤 조건에서 협상에 호응할지, 어떤 방식으로 협상을 추진할지 등 대미 전략을 가다듬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다. 국내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지난 정부의 대북정책을 재점검하고 새로운 정책과 외교라인을 구축하기까지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한데, 관심 포인트는 이 과정에서 북한이 인내하고 기다릴 수 있느냐다.

김 교수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대북정책은 내년 여름은 돼야 시작될텐데, 북한이 그 시간동안 인내하고 기다릴 것인지가 중요한 변수”라며 “북한이 소위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선에서 대화판을 깨지 않고 기다릴 것인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심 끌기를 위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도발을 감행한다면 제재는 강화되고 대화 여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현재 북한이 최악의 경제난에 처해 있는 등 국제사회나 특히 중국의 경제지원을 기대고 있는 상황에서 도발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런데 만일 미측에서 북한을 무시하거나 방관한다면 주의를 환기시키는 차원에서라도 레드라인을 넘지 않는 수준의 도발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김 위원도 “북한도 미국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협상의 의지만 보인다면 도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은 시간을 두고 미국의 전략을 관망하며 지켜볼 것 같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그런 과정을 거쳐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신 센터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바이든 집권 시 시간이 계속해서 질질 초과된다면 도발할 가능성이 높다”며 “북한 입장에선 관심도 면에서 우선 순위를 높이는 동시에 자기네들의 군사 역량을 테스트해보기 위해서 시험발사에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 역할 중요해질 전망

미 대선 이후 새로운 행정부가 구성되고, 어떤 식으로든 북미협상 노력이 본격화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 사이 북미 양측의 이해도를 높이고 상황을 오판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어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더 중요해질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김 위원은 “우리 정부가 얼마나 목소리를 내느냐에 미국의 대북정책이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면서 “드러내놓고 할 순 없지만 물밑에서 북미 양측이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을 찾는 등 대안을 제시해 간다면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오마바 행정부 1기와 2기가 달랐고, 부시 행정부 1기와 2기도 달랐다”면서 “특히 부시 1기 같은 경우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하는 등 굉장히 강경하게 접근했지만, 2기 때는 6자 회담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시에도 우리 정부가 상당한 가교 역할을 했다. 중국도 분위기를 끌고 가긴 했지만 말이다”라며 “이 같은 형식과 방법을 통해 최대한 빠르게 공간을 활용해 나간다면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조언했다.

김 교수도 “북미 양측이 오판하지 않게끔 중간에서 우리 정부의 역량이 필요하다”면서 “대선 결과가 나오면 누가 되든 접촉면을 늘리고 또한 우리의 대북 구상을 설득해 나가야 한다”고 거들었다.

또 “바이든 후보의 경우 동맹 강화를 우선시하니깐 원칙론에 기반한 외교라는 차원에서 한국 정부의 의견을 보다 더 수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 정부의 역할과 재량권이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도 갖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 센터장은 “일단 협상에서 중재라는 것을 하려면 양측으로부터 신뢰를 받거나 양쪽을 움직일 수 레버리지가 있어야 하는데, 둘 다 없다”면서 “정부의 경우 중재자라는 역할을 하고는 싶으나 할 수 있는 범위가 거의 닫혀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그렇지만 정부는 앞으로도 특별하게 할말한게 없다. 누가 당선이 되건 마찬가지”라고 부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선 후보. (출처: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대선 후보. (출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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