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장요한 기자] 지난 1일 경북 문경 폐광산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 씨의 죽음을 두고 자살이냐 타살이냐 의문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김 씨의 사망 직전 행적이 경찰 수사에서 하나씩 드러나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6일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진 김 씨의 사망사건을 수사하면서 김 씨의 최근 행적을 조사한 결과 관련 사실들이 지난달 중순에 집중됐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 결과 숨진 김 씨는 지난달 9일 자신의 신형 4륜 구동차를 몰고 창원에서 문경으로 왔으며 농암면 궁기2리 소재 폐채석장 부근에 천막을 치고 생활해 왔다.

그는 지난달 13일 김해의 한 제재소에서 이번 사건에 쓰인 십자가를 만들기 위해 나무를 구입했다.

다음날에는 문경시내 한 소매점에서 식료품을 구입하고 우체국에 들러 통장을 해지하고 현근 900여만 원을 인출했다. 또 김 씨는 자신의 형 앞으로 900만 원을 송금하고 나머지 금액을 불우이웃돕기 성금함에 넣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김 씨는 지난달 초 거주지인 창원의 대형소매점에 들러 천막과 거울, 플래시 등 다양한 장비를 구입했으며 지난달 11·14일 자신이 사용하는 휴대전화 2대를 해지했다.

경찰은 “숨진 김 씨의 행적에서 폐채석장으로 가기 전 신변을 정리한 흔적이 보인다”며 “자살로 단정할 수는 없으며 주변 인물 조사 등을 통해 정확한 사건경위를 캐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일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김 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 결과가 나오는 9~10일쯤 정확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김 씨의 시신은 부검을 마치고 유족에게 인도돼 지난 4일 장례를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DNA검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사건수사가 급진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경찰은 사건 경위 파악을 위해 숨진 김 씨의 최근 행적과 함께 주변 인물 조사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까지 김 씨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십자가에 못박인 채 오른쪽 옆구리에 난 상처와 목 부위에 감긴 끈에 의한 질식사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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