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이 지난 3월12일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각각 연설하고 있다.
[AP/뉴시스] 올해 미국 대선에서 맞붙을 조 바이든 전 부통령(왼쪽)이 지난 3월12일 델라웨어 윌밍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지난달 5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각각 연설하고 있다.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오는 11월 3일(현지시간)이면 미국 백악관의 주인이 가려진다. 어느 후보가 정권을 잡느냐에 따라 금융시장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지고, 이에 따른 투자전략 등도 구분되기 때문에 전 세계가 미국 대선에 주목하고 있다.

지지율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앞서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투표 중 우표투표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결과에 불복 가능성까지 있는 데다 미 연방 대법원이 각 주별로 다른 판결을 내리면서 대혼란이 예고되고 있다.

전반적으로 보수진영인 공화당의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해외공장을 자국으로 돌아오도록 하는 리쇼어링에 대한 세금 혜택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무역 적자 폭을 줄이려는 노력과 함께 통신 설비, 5G 등 인프라 투자 확대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연방거래위원회(FTC)가 법무부를 통해 추진 중인 대형 기술주의 압박이 어려워지고 성장주의 상승 흐름이 지속되면서 통신 설비와 5세대 이동통신(5G) 등 인프라 투자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진보진영의 민주당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세금 인상과 반독점 규제, 오바마 케어 강화, 고용 시장 안정, 사회 안전망 확보 등 정부의 사회 보장 지출이 증가할 것이란 예상이다. 또 대규모 재정 부양과 친환경 인프라 정책의 기대가 높아지면서 대형 기술주보다는 소재·산업 업종 등 기후 변화 대응으로 포장된 인프라 투자 수혜 업종의 강세가 예상된다. 대형기술주들에 대한 견제도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된다면 우량 기술주들은 웃겠지만 반대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우량기술주들이 울 수밖에 없는 셈이다. 우량 대형기술주들에 투자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바라고 있는 분위기다. 이 때문에 주식시장에서는 관련 테마주들이 대선 결과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또한 미국 경제성장률에 있어서는 바이든 후보가 될 경우 상대적으로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따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보다 더 큰 재정 부양 규모와 함께 기후 변화 대응 관련 인프라 투자 확대가 경기 회복을 이끌게 돼 크게 차이는 없을 것이란 의견도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천지일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미국의 법인세가 21%였는데 트럼프는 15%까지 낮췄다. 그런데 바이든은 27%까지 올리겠다고 선언하면서 기업의 입장에서는 트럼프를 더 선호할 수 있다. 누가 되더라도 세계경제를 이끌고 있는 건 미국이기 때문에 기술주는 계속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바이든이 되더라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에 따라 한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무래도 미중분쟁에 있다. 중국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두 후보 모두 대중국 강경 노선은 비슷하기 때문에 우리로선 크게 달라질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굴복시킨 대통령’으로 남고 싶어한다는 점에서 대중국 정책이 더욱 강화될 위험요소는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의 관세 인상을 넘어 양안 문제·인권·군사 등 대중국 제재를 전방위로 확대할 것으로 예상되고, 바이든 후보는 대중국 압박의 형태가 기후·환경 등 비관세 장벽으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미중분쟁에 대해 비교적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예측 불가능한 점이 또 다른 위험요소가 될 것이란 목소리도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미중 기업인 행사에 시진핑 국가주석과 함께 참석해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2017.11.09 (출처: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출처: 뉴시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트럼프는 자신이 직접 싸웠는데 바이든이 되면 오히려 동맹을 맺어서 중국과 편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정치적으로는 미국과 같이 갈 수밖에 없고 경제적으로는 중국 의존도가 높다. 바이든이 된다면 미국이 줄서라고 했을 때 우리는 더 어려운 상황에 놓일 수도 있는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4년간 해온 행적을 보면 정말 동맹국이 없다. 자국이 이익이면 동맹국도 치는 성격이다. 이게 예측이 가능한 부분이었는데 바이든이 된다면 예측이 불가능해져 예기치 못한 또 다른 리스크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남북관계도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좋은 친구’라로 평가한 반면, 바이든 후보는 ‘폭력배’라고 해 대북정책에 온도차가 있다. 바이든 후보가 당선된다면 대대적인 대북정책 수정이 있을 것으로 예측돼 경협주나 방산주 등의 테마주들이 크게 반응할 것으로 보인다.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누가 당선되더라도 주식시장에서 단기적인 충격요소는 다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큰 영향은 없다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결과에 불복할 가능성이 있어 만약 법원 판단까지 간다면 수개월간 금융시장을 혼란에 빠트릴 여지는 있다.

미국주식이 영향을 받을 경우 한국주식도 영향을 받는 커플링 현상 때문에 미국 주식시장을 주목하게 되는데, 미국 주식시장을 계속 지탱하는 것은 내년 상반기에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다.

즉 교착 상태에 빠진 미국의 재정 부양책은 누가 되더라도 합의될 것이고, 우편 투표 개표로 인해 결과를 둘러싸고 불복할 가능성과 법적 분쟁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고,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된다는 점에서 누가 되더라도 주식 상승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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