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이 당명마저 ‘국민의힘’으로 바꾸고 그야말로 국민의 지지를 얻어 차기 대선에서 정권교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그 이유가 여럿 있겠지만 첫 번째는 당의 안정성이 없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아직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이다. 당헌 제96조 제1항에 따르면 ‘당에 비상상황이 발생한 경우, 안정적인 당 운영과 비상상황의 해소를 위하여 비상대책위원회를 둘 수 있다’는 조항에 따라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임시 당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다시 말해 김 위원장의 당대표직 수행 사실은 당내의 비상상황이 아직도 종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의미하며, 국민의힘이 정상 운영 체제가 아님을 확인시켜주고 있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전당대회에서 임기 2년의 당 대표와 최고위원이 선출되지 않는 한 국민의힘 당 내외에서 분출되는 갈등은 지속되고 국민이 정상적 정당으로 인정하는 데 제한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에 한때 국민의힘 전신이었던 제1야당에서 대표직을 수행했고, 그 정당의 대선 후보자가 됐던 홍준표 무소속 의원 등 많은 정치인들이 내뱉는 쓴소리에 국민의힘은 경청해야 한다. 홍 의원은 지난달 말 언론 인터뷰를 통해 자신이 속했던 친정 정당에 대해 거침없이 악평했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들어섰어도 당이 진일보하지 못하고 제1야당의 지지도가 정체하고 있음에 대한 문제점을 밝혔던바, 현재 ‘국민의힘은 역사상 최약체 야당’이라고 혹평까지 했다.

이러한 혹평에는 홍 의원이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3년 반이 됐지만 그간 정책 실패와 민심이반으로 “지금 나라가 무너지는 길로 가고 있는데 야당이 핵심을 못 짚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모든 것들의 원인이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능력 부족과 포용심 결핍에 있다는 것인즉, 정부․여당의 실정이 여러 부문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제1야당이 국민의 힘과 신뢰를 지지대로 해 굳건히 올라서야 함에도 당 비대위 체제에서 쪼그라든 성을 만들어 거기에 안주하고, 심지어 편 가르기까지 하면서 당의 입지를 좁힌다는 주장이다.

벌써 김종인 비대위 체제가 들어 선지도 6개월이 지났다. 당 대표가 취임해 6개월이면 문제점을 개선하고 당 이미지를 쇄신시켜 국민들에게 확연하게 눈도장을 찍기에 충분한 기간이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의 실정에도 불구하고 정당지지도에서 뚜렷한 반등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답보상태로 있는 것은 문제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홍 의원의 지적대로 국민의힘 비대위 해체 등 비상한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점은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필요하다면 전당대회를 열어 정상적인 당 운영을 꾀하는 시도도 제1야당이 처해진 현 상황보다는 못할 리 없을 것이다. 소속의원이 103명인데 의원 중에 당을 끌고 갈 지도자가 없겠는가? 이 기회에 범보수, 중도까지 받아들이는 진짜 혁신, 화합의 길로 나서야 제1야당에게 희망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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