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이승 가톨릭관동대학교 라파엘힐링사업단 단장/감염관리위생교육중앙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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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을 일으키는 병원체는 다양한 경로로 우리 인체에 유입된다. COVID-19와 같은 호흡기계 질병의 병원체는 주로 코나 기관지, 폐 등이 주요 감염경로이고, 소화기계 질병은 손에 의해 주로 음식물 등이 입으로 체내로 들어오게 되고, 피부기계 질환은 손이나 피부 혹은 개방병소인 피부상처나 점막 등의 접촉으로 병원체가 체내 유입돼 감염된다.

구체적으로 병원체와 전파경로의 특성에 호흡기계 질병은 병원소인 체내에서 가래, 기침, 재채기, 콧물 등 삼출성 분비물이 체외로 배출되는데 비교적 큰 수분덩어리인 비말(10 마이크로미터 이상)은 체외로 배출 즉시 2~3m 이내에 있는 다른 사람의 숙주 체내에 유입돼 직접감염이 될 수 있다. 또 체외로 배출된 비말이 공기라는 매개체를 통해 수 시간 혹은 수일 후 수분이 증발된 비말핵(10 마이크로미터 이하) 형태로 부유하다가 그 비말핵을 흡입한 다른 사람(신숙주)에게 간접감염이 된다. 역학적으로 코로나 바이러스와 같은 호흡기계 질병은 비말핵보다는 대부분 80~90% 비말형태로 감염돼 직접 감염병으로 분류돼 비말배출에 대한 기침예절이 요구되는 것이다.

소화기계 질병은 손과 음식물로 간접감염이 되며, 피부기계 질병은 감염자와 접촉하는 직접감염이다. 소화기 및 피부기계 질병의 주요 전파경로로 ‘5F’라고 하는데 분변(feces), 파리(flies), 음료수(fluid)와 식품(food), 오염된 손(finger) 등이 있다. 그러나 호흡기, 소화기 및 피부계 질병 모두 공통적으로 가장 대표적인 전파경로 매개체는 ‘손’이다.

2015년 갤럽이 유럽 사람들이 화장실을 사용 한 후 얼마나 손 씻기를 실천 하는가 조사를 했는데, 네덜란드 사람들의 50%가 손 씻기를 가장 실천하지 않았고, 반대로 보스니아헤르체고비공화국이 가장 높은 96%의 사람들이 손 씻기를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는 2019년 질병관리본부와 분당서울대병원이 총 1039명을 대상으로 손 씻기 실태 공동 조사를 했다. 9월 19일에서 24일까지 6일 동안 공중화장실에서 관찰한 결과, 놀랍게도 32.5%(338명)가 전혀 손을 씻지 않았으며, 물로만 씻은 경우는 43%(447명)이었고, 올바른 손 씻기를 실천한 사람은 단 2.0%(21명)로 나타났다. 올바른 손 씻기란 30초 이상 흐르는 물에 양손의 비누 손 씻기를 말한다. 2020년 10월 현재 필자는 보건학 전공 교수인지라 사람들의 공중위생행태에 관심이 많아 남자 공중화장실을 사용한 후 사람들의 손 씻기를 모른 척하고 유심히 관찰하는 경우가 많다. 그 결과, 두 손 올바른 손 씻기, 두 손 물로만 씻기, 오른손 비누 씻기, 오른손 물 씻기, 오른손 몇 개 손가락 씻기, 전혀 손 안 씻기, 손은 안 씻고 거울로 얼굴이나 머리 단정하게 하기 등 다양한 사람들의 위생행태에 매일 발표하는 코로나 감염 숫자보다 더 놀랄 뿐이다.

지금 전 세계적인 코로나 팬더믹 현상으로 새로 개발된 백신(?)이 있다. 이를테면 “사회적 거리두기가 백신입니다” “생활방역이 백신입니다” “당신이 나의 백신입니다” “국민(시민, 여러분)이 백신입니다” “마스크가 백신입니다” “손 씻기가 백신입니다” 등이다. 우리 국민들은 거의 대부분 이 백신(?)을 매일 맞고 그리고 실천한다. 세계 1등 백신국가인 우리가 “화장실 올바른 손 씻기가 백신입니다”라는 백신은 훨씬 더 많이 강하게 맞아야(?) 하고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그래야 진정한 세계 1등 백신국가로 세계인들이 칭송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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