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이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민주당 대선 후보인 조 바이든이 미시간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선거 유세 중 발언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선거 당일 당선자 알수 없을것”

우편투표 도착 지연에 혼란 전망

바이든, 여론조사 경합주 오차범위 내 우위

[천지일보=이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전역에서 선거운동을 펼치며 남은 부동층에 호소하고 있는 가운데 9천만명의 미국인들은 이미 투표를 마친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는 바이든 후보가 전국적으로 트럼프 대통령보다 우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지만 경합주에서는 두 후보간의 지지율이 크게 차이나지 않아 끝까지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양상이다.

대선 3일 전인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조지아,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애리조나, 네바다 등 주요 격전지를 포함한 10개 주에서는 2016년 대선 투표율의 80%를 벌써 넘어섰다. 사상 처음으로 1억 5천만명 이상이 대선 투표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대선의 가장 큰 변수는 바로 사상 최고로 높은 ‘투표율’에 달렸다. NYT는 “투표율 급등의 영향은 선거의 가장 예측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는 이번 주말 중서부 지역에서 선거 막바지 유세를 달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펜실베이니아 유세 중 경선 당일에 당선자가 정해지지 않아 혼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전투표의 한 방법인 우편투표 결과 중 일부가 선거 당일까지 선거관리사무소에 배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월 3일에 (결과가) 왔다 갔다 할 것이다. 우리는 (결과를 당일에) 알 수 없고, 혼란에 빠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분석가들은 모든 우편투표가 이번 주 후반이 돼야 다 반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는데, 이는 선거 당일에 당선자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투표율이 상승하면서 아직 반환되지 않은 우편투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과 선거일이 사흘도 남지 않았는데 투표용지 3600만장 이상이 아직 반환되지 않았다고 NYT는 전했다. 개표소까지 우편배달 시간이 1주일가량 소요되는 것을 감안할 때 3일 이후에 도착하는 물량이 많다는 의미다. 우편투표자들은 민주당 비율이 훨씬 높기 때문에 만약 대선 이후 우편투표 반환 문제가 발생한다면, 바이든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펜실베이니아 컴벌랜드 카운티의 유권자인 존 블룸은 선거 당일 주민 30여명과 함께 그들이 요청했던 우편투표 용지를 무효화하고 직접 투표를 하기로 했다. 그는 “주민들은 카운티의 민주당 투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는 우리의 우편투표가 개표되지 않을 것을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맥도널드 플로리다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 나라가 직면한 문제는 세대를 아우른다”며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정치적 참여가 고조되고 대유행과 함께 인종차별 항의 시위가 매우 활기찬 유권자들을 만들어냈다”고 분석했다. 그는 “생활 속 다른 일에도 신경을 썼으면 좋겠지만 지금 당장은 정치가 너무 중요하게 느껴져 사람들이 몰입하는 것”이라고 NYT에 설명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몬터스빌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몬터스빌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선거 막바지 여론조사에서는 큰 변화가 없는 양상이다. 이날 CNN방송 여론조사에 따르면 초접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되는 중서부 위스콘신과 미시간에서는 바이든이 우위를 선점하고 있지만 애리조나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경합을 벌이는 등 접전이 치열하다. 트럼프는 2016년 이들 4개 주에서 모든 승리했었는데, 이번에도 이들 중 어느 주에서든 패배하면 270명의 선거인단 확보는 어려워 질 것으로 CNN은 분석했다.

이날 유권자 814명을 대상으로 한 데스 모인스 레지스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합주 중 하나인 아이오와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48%로 바이든(41%)을 7%포인트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후보는 주말 선거 막바지 표심을 잡기 위해 모두 펜실베이니아를 방문했다. 펜실베이니아는 공화당과 민주당 모두에게 큰 상징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공화당의 경우 트럼프가 4년 전 뒤집은 오랜 민주당의 텃밭으로, 트럼프는 노동조합 유권자들과 교외 백인 여성들에게 표심을 호소했다. 민주당에게 있어 펜실베이니아는 한때 안정된 ‘블루월(민주당 강세 지역)’의 핵심 지역이었으나 지난 대선에서 힐러리 클린턴이 패배해 엄청난 충격을 줬던 지역이다.

트럼프는 마지막 주말 유세에서 바이든을 조롱하는 데 힘을 쏟았다. 이날 펜실베이니아 뉴타운에서 열린 집회 중 트럼프는 “바이든이 말하는 것은 코비드(코로나바이러스)뿐이다. 그는 달리 할 말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코로나19 백신의 대량 유통이 몇 주 밖에 남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백신 유통이 임박했다는 발언을 뒷받침할 만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반면 바이든은 트럼프를 불량배라고 부르며 22만명의 국민을 죽인 대유행병을 통제할 전략이 부족하고 기후변화와 과학을 무시했다고 비난했다. 또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 접근법과는 대조적인 경제 플랫폼을 제시하면서 “부자들이 공정한 몫을 지불하도록 하고 수익이 더 공평하게 분배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거일이 훨씬 지난 후에도 펜실베이니아는 미국의 관심을 끌 가능성이 크다.

펜실베이니아와 노스캐롤라이나에서는 각각 우편투표의 마감 시한을 대선일로부터 3일, 9일씩 연장하는 것을 허용했지만, 투표지 개표에도 전보다 시간이 오래 걸려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펜실베이니아와 위스콘신주를 포함한 몇몇 주의 당국자들은 모든 우편 투표지를 세는 데 며칠이 걸릴 수 있다고 말하는데, 만약 선거 결과가 이 주들에 달려있다면 며칠간의 불확실성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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