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경북 문경에서 발생한 '십자가 시신 사건' 원인 규명에는 DNA검사가 관건일 것으로 전망된다.

경북지방경찰청은 5일 "십자가에 못 박혀 숨진 김모(58)씨가 사용하던 주요 공구류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에 보내 DNA 감정을 의뢰했다"며 "감정결과에서 사건 실마리가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일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 소재 둔덕산 8부 능선 지점에서 김씨의 시신 부근에서 십자가를 만드는 데 사용한 톱이나 드릴, 칼 등 각종 공구를 발견하고 간이검사를 실시해 혈흔반응을 확인했다.

이들 공구에서 핏자국이 뚜렷하게 나와 DNA를 확인하게 되면 이 사건의 핵심쟁점인 자ㆍ타살 여부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만약 핏자국이 숨진 김씨의 것으로 판명되면 자살로 추정되겠지만 다른 사람의 것일 경우 타살이거나 누군가 자살을 도왔을 가능성이 커진다.

그러나 시신이 발견되기 전 지난달 22일, 30일 문경지역에 각기 39㎜, 37㎜의 비가 내린 탓에 DNA검사에 필요한 핏자국이 충분히 남아있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또 지난 3일 실시한 김씨 시신에 대한 국과수의 부검 결과가 나오면 정확한 사망원인과 함께 자살인지 타살인지 감별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김씨의 직접적인 사망원인은 십자가에 못박인 채 오른쪽 옆구리에 난 상처와 목 부위에 감긴 끈에 의한 질식사로 나타났다.

김씨의 시신은 부검을 마치고 유족에게 인도돼 지난 4일 장례를 치른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청 관계자는 "DNA검사가 성공적으로 이뤄진다면 사건수사가 급진전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사건경위 파악을 위해 숨진 김씨의 최근 행적과 주변 인물 조사에도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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