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 흥덕구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출처: 뉴시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9일 오후 충북 청주 흥덕구 보건소에서 인플루엔자(독감) 백신 예방접종 후 이상반응 발생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출처: 뉴시스)

보건당국 “71명 인과성 낮아”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복지부) 장관에 이어 정은경 질병관리청(질병청) 청장도 인플루엔자(독감) 예방접종을 받았다.

30일 질병청에 따르면 정 청장은 전날 오후 1시쯤 충북 청주시 흥덕보건소를 방문해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마쳤다.

정 청장은 1965년생으로 올해 만 55세이기 때문에 국가 예방접종 대상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조류 인플루엔자(AI) 대응반으로 2016년 이후 매년 인플루엔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27일 정세균 국무총리에 이어 박 장관이 만 62∼69세 무료접종 일정에 맞춰 세종시의 한 의료기관을 방문해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정 청장이 보건소 관계자들에게 안전한 예방접종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백신 관리와 예진을 철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며 “(또한) 예방접종 후 15∼30분간 대기하며 이상반응을 관찰할 수 있게 안내에도 더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질병청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독감백신 접종 후 사망자는 72명이며, 지난 26일(59명)보다 13명 증가했다.

사망자 연령대는 70대와 80대가 각각 31명, 60대 미만 8명, 60대 2명 등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2건, 부산 2건, 대구 6건, 인천 2건, 광주 1건, 대전 3건, 경기 8건, 강원 2건, 충남 4건, 전북 7건, 전남 8건, 경북 6건, 경남 10건, 제주 1건으로 집계됐다.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사망 신고사례 현황. (제공: 질병관리청)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사망 신고사례 현황. (제공: 질병관리청)

질병청은 전날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신속대응 회의를 열고 추가된 사망사례 25건에 대한 인과성을 판단했다.

그 결과 대부분 예방접종과의 인과성이 매우 낮다고 봤다.

질병청은 “검토한 사망사례 중 인플루엔자 예방접종 후 급성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아나필락시스는 없었다”며 “예방접종 후 나타날 수 있는 경증이상반응(접종부위 통증 등) 사례 외에 중증이상반응 사례는 없어 백신의 이상이나 접종 과정상의 오류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백신 재검정이나 국가예방접종사업 중단을 고려할 단계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

질병청에 따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전날까지 신고 된 사망사례 72건 중 40건에 대한 부검을 시행했다. 나머지 31건은 부검을 시행하지 않았고, 1건은 부검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독감백신 점검[인천=뉴시스]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접종할 백신을 점검하고 있다.
독감백신 접종후 사망신고가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23일 오전 인천시 부평구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에서 의료진이 접종할 백신을 점검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그 결과 총 40건 중 접종부위 이상소견이 확인된 사례는 없었다. 1차 부검소견만으로 사인을 확정할 수 있는 사례는 총 11건으로, 사인은 대동맥 박리, 뇌출혈, 폐동맥 혈전색전증, 장폐색 등이었다.

그 외 29건은 부검결과 육안으로 허혈성 심장질환(심근경색), 심장판막질환, 심비대 등의 심장관련 질환, 폐렴등의 소견이 관찰돼 추가검사가 진행 중이라고 질병청은 설명했다.

또 부검을 시행하지 않은 총 31건의 사례는 기저질환으로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천식, 만성신부전, 간경화, 협심증 또는 심근경색의 심혈관질환, 부정맥, 악성종양, 뇌경색 등을 가지고 있었다.

또한 임상적으로 기저질환의 악화로 인한 사망 및 다른 원인에 의한 사망(질식사, 패혈증 쇼크 등)으로 판단됐다.

사망사례와 관련된 백신은 총 4개 원액으로, 7개 제조회사의 42개 제조번호로 특정 제조사나 제조번호에 편중되지 않았다.

질병청은 “인플루엔자 유행수준이 예년보다 낮고 유행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예방접종을 너무 서두르지 말고 건강상태가 좋은 날에 예방접종을 받아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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