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로윈(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핼러윈(출처: 게티이미지뱅크)

고대 켈트족 전통에서 유래

유럽 이민자에서 미국 확대

코로나로 바뀐 핼러윈 문화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Trick or Treat(트릭 오어 트릿)!”

매년 10월 31일이 되면 전 세계는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귀신 분장을 하면서 즐기는 축제의 날이 된다. 바로 ‘핼러윈(Halloween)’ 축제다. 미국에서 유래된 이 축제는 최근 한국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 과연 핼러윈은 어떤 축제일까.

◆ 고대 켈트족의 축제

핼러윈은 그리스도교 축일인 만성절(萬聖節) 전날 10월 31일에 다양한 복장을 입고 즐기는 축제다. 원래 핼러윈은 고대 켈트족의 전통 축제인 ‘사윈(Samhain)’에서 비롯됐다. 켈트족은 한 해의 마지막 날에 새해를 맞이하는 기념으로 사윈 축제를 즐겼다.

또 이 날을 죽은 영혼들이 내세(죽은 뒤에 다시 태어나는 미래의 세상)를 가기 위해 인간 세계를 찾는 날로, 이때 열린 지하 세계의 문을 통해 악령들이 함께 올라온다고 켈트족은 믿었다. 그래서 죽음의 신에게 제의를 올려 평안하기를 빌었고 악령이 집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집 앞에 음식과 술을 놓아두고 귀신으로 분장해 악령이 사람을 해치지 않도록 했다.

이후 로마 제국이 그리스도교를 전파하면서 켈트족의 사윈 풍습도 함께 섞이게 되는데 11월 1일인 만성절 전날 전야제로 자리 잡게 된다. 이에 ‘만성전 전야’라는 의미의 ‘올 핼러우스 이브(All Hallows' Eve)’가 변형돼 핼러윈(Halloween)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 미국의 문화로 자리 잡기까지

핼러윈이 미국에서 자리를 잡은 것은 20세기에 이르러서다. 19세기 중반까지는 유럽의 아일랜드와 스코틀랜드에서 미국으로 이주한 이민자들이 즐기는 행사였다. 이민자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핼러윈 축제는 미국 전역으로 퍼졌고 이때부터 미국의 축제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현재와 같이 아이들이 귀신 분장을 하고 ‘트릭 오어 트릿’을 외치는 놀이는 1930년대부터 성행한 것으로 보인다. ‘트릭 오어 트릿’은 “과자를 안 주면 장난칠 거야”라는 의미를 담고 있으며 중세시대부터 이어진 문화로 보인다.

또 미국에서 핼러윈 기간에 시선을 끄는 것이 있으니 바로 호박이다. 주황색 호박 속을 파내고 악마의 얼굴을 조각한 것을 ‘잭오랜턴(jack-o'-lantern)’이라고 한다. 속을 파낸 호박에 촛불을 넣어 길을 밝히는 잭오랜턴은 껍질에 악마 얼굴을 조각해 악령을 쫓아내고 인간 세상에 떠도는 영혼들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이는 아일랜드 민담 중 하나인 구두쇠 잭 이야기에서 비롯된 것으로 많이 알려져 있다.

하지만 처음부터 호박으로 한 것은 아니다. 고대 아일랜드에서는 순무, 감자, 비트 등을 이용했으나 18세기 아일랜드 이민자들이 신대륙에서 호박이 더 구하기 쉽고 조각도 편하게 할 수 있게 되면서 주황색 호박을 주로 이용하게 됐다.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중 할로윈 데이를 즐기는 장면(출처: JTBC)
드라마 이태원 클라쓰 중 핼러윈 데이를 즐기는 장면(출처: JTBC)

◆ 코로나19 속 핼러윈

한국에서는 핼러윈 축제가 코스튬 문화로 자리 잡았다. 2000년대 어린이 영어학원에서 시작된 핼러윈 문화는 외국인 밀집도가 높은 이태원을 중심으로 성행하게 됐다. 매년 10월 31일이 되면 이태원 곳곳에서는 귀신이나 캐릭터 분장을 한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연예인들도 다양한 분장을 한 채 축제를 즐기는 모습을 SNS 등에 공유하면서 2030세대에게는 축제의 날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우려의 시선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5월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확산이 됐던 일도 있었기에 핼러윈 클럽 파티를 향한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이에 이태원·강남에 있는 대규모 인기 클럽은 핼러윈이 낀 주말부터 다음 달 3일까지 영업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많은 사람들이 집에서 즐길 수 있는 ‘홈파티’로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유통업계는 홈파티에 맞춰 핼러윈 소품, 간식 등을 모아 기획전을 열고 있으며 호텔업계도 소규모 파티를 위한 패키지를 마련해 안전한 핼러윈 파티를 준비했다. 어느 한 블로거는 “이번 핼러윈은 집에서 조촐하게 즐길 예정”이라며 최근에 구입한 홈파티 용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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