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뉴시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오른쪽)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출처: 뉴시스)

트럼프 대 反트럼프 대결

두 후보, 4년 전과 큰 변화 없어

女·유색인종, 바이든 전폭 지지

“트럼프 네거티브 전략 효과 無”

[천지일보=이솜 기자] 미국 대선을 6일 앞두고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공화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여전히 큰 차이로 앞서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다.

◆바이든 54% vs 트럼프 42%

CNN 방송은 지난 23∼26일 전국 성인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 오차 ±3.6%)에서 바이든이 54%의 지지율을 얻으며 트럼프(42%)를 앞지르는 결과가 나왔다고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BBC방송이 지난 2주간 개별적인 전국 여론조사를 종합해 평균을 매긴 결과에서도 바이든이 51%의 지지를 얻으며 트럼프(42%)를 크게 앞섰다.

바이든은 2019년 이후 여론조사 때마다 선두를 지켰고, 그의 전국적인 우세는 과거 20여년간 나왔던 어떤 선거 막판 지지율 격차보다 큰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경선 막판 판도에 큰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격차 해소 가능성은 선거 당일 투표율에 크게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투표한 사람들 중에서는 바이든이 3분의 2에 가까운 지지를 얻고 있었으나 선거 당일에 투표할 계획이라는 응답자 중에는 트럼프의 지지율이 59%로 바이든(36%)을 앞서고 있기 때문이다.

대선 막판 미국인들의 민심은 4년 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여성과 유색인종은 바이든을 택했으며, 남성과 백인은 트럼프를 선호하는 추세를 보였다.

여성들 중 바이든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61%, 트럼프 지지는 37%를 차지했다. 남성 응답자 중에서는 트럼프가 48%, 바이든이 47%의 지지율을 얻으며 엇비슷한 응답이 나왔다.

유색인종 유권자들 사이에서 바이든의 지지율은 71%로 트럼프(24%)의 약 3배에 달했으며 반면 백인 유권자들은 바이든을 48%, 트럼프를 50% 가까이 지지하고 있었다.

또 65세 이상의 유권자의 55%가 민주당을, 44%는 트럼프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든은 35세 이하 유권자들 사이에서도(바이든 68%, 트럼프 30%) 큰 격차로 앞섰다. 35~64세에서는 각 후보가 48%를 차지하는 등 거의 균등하게 갈렸다.

트럼프 대통령의 업무 수행에 대한 지지도는 성인 전체와 투표 의향이 있는 유권자층 모두에서 42%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 못하고 있다는 응답은 각각 55%, 56%를 차지했다. CNN은 이번 결과가 2017년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후 첫 여론조사에서 나온 국정 수행 지지율(44%)과 반대(55%) 응답과 거의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내 상황이 잘 되고 있다고 한 응답자는 10명 중 4명(39%)에 불과했다.

◆‘트럼프 호불호’가 판세 가른다

이번 조사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감 또는 반감에 대한 것임을 보여준다. 이번 대선이 트럼프 vs 반(反)트럼프 구도로 불리는 이유다.

바이든 지지자 중 48%는 바이든이 좋아서라기 보다는 트럼프를 반대하기 위함이라고 응답했다. CNN은 비록 여전히 ‘반트럼프’ 투표 경향이 있지만 선거 캠페인 초반과 비교해봤을 때 트럼프를 반대하기 위한 게 아닌 바이든을 선호해서 지지한다는 응답률(48%)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트럼프 지지자 10명 중 8명(79%)은 자신의 표가 바이든에 대한 반대(17%)라기 보다는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함이라고 응답했다.

CNN은 이와 관련 트럼프 선거 캠프가 대선 막판 바이든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를 펼쳤지만, 바이든에 대한 인식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바이든 정책 선호… 경제는 트럼프

유권자들은 후보의 리더십과 개인적 자질보다는 그들이 중요시하게 여기는 문제에 대한 후보자들의 입장을 고려할 가능성이 더 높다. 개인적 자질에 초점을 맞출 때는 바이든(71%)의 지지율이 트럼프(27%) 보다 훨씬 높으며,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응답자들은 트럼프(54%)를 바이든(43%) 보다 더 좋아했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바이든이 미국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명확한 계획을 갖고 있는 후보로 비춰지고 있으며(54%, 트럼프 41%) 인종 불평등 문제(바이든 60%, 트럼프 36%),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문제(바이든 57%, 트럼프 39%), 의료(바이든 57%, 트럼프 41%), 범죄 및 안전(바이든 52%, 트럼프 46%) 등을 처리할 수 있다는 신뢰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경제 문제에서 51%의 지지를 얻으며(바이든 46%) 우위를 되찾았다.

바이든의 정책이 나라를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 유권자가 다수(53%)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은 잘못된 방향으로(53%) 갈 수 있다고 지적하는 의견이 절반을 넘었다.

◆2016년 ‘힐러리 악몽’ 주의

여론조사는 후보자가 전국적으로 얼마나 인기가 있는지에 대한 좋은 지침이지만, 반드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다.

2016년 미국 대선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시다. 당시 거의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는 힐러리 클린턴이 앞섰으며, 전국적으로 트럼프 보다 300만표를 더 얻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패배했다. 미국이 선거인단 제도를 채택했기 때문에 전국적으로 인기가 있고 가장 많은 표를 얻는 게 항상 선거에서 이기는 수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당시 미국의 전국 여론조사는 특히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높았던 대학 학위가 없는 유권자들을 제대로 대표하지 못했다는 문제가 나중에 발견됐다.

BBC는 “올해는 특히 코로나19 대유행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사람들이 투표하는 방식 등으로 평소보다 불확실성이 더 크기 때문에 모든 여론조사를 어느 정도 회의적으로 봐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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