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앞에서 소독약을 뿌리는 군인들 모습. (출처: 뉴시스)
신천지예수교 대구교회 앞에서 소독약을 뿌리는 군인들 모습. (출처: 뉴시스)

작년 수원월드컵경기장 대관 관련 관리재단 직원 증인출석

“HWPL과 원만히 합의했는데… 이렇게 된 이유 몰라”

“경기도의 취소 지시에 당황… 이런 경우 없어” 증언

[천지일보 수원=홍수영 기자] 방역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 이만희 총회장의 재판에서 법원이 지난해 9월 18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만국회의 5주년 행사’와 관련, 시설물 무단침입·점거와 업무방해 등 혐의로 형사사건화 된 것에 의문을 표했다.

이날 재판에선 재단을 관리·감독하는 경기도의 갑작스런 경기장 대관 취소 지시로 재단 내부에서 당황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또 재판부는 행사 전·후로 행사를 진행한 단체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에 취한 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재단) 측 태도가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수원지법 형사11부(김미경 부장판사) 심리로 28일 열린 이 사건 6차 공판에선 지난해 ‘만국회의 5주년 행사’ 당시 재단의 스포츠마케팅 팀장으로 일했던 A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앞서 검찰은 이 총회장에게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의 승인 없이 해당 지자체의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연 혐의(업무방해 등)를 적용했다.

이 회장 측 변호인단과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7월 무렵 HWPL과 재단 측은 수원경기장의 사용 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이후 기독교 단체와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 등이 재단과 재단을 관리·감독하는 경기도와 수원시에 “HWPL이 ‘사이비’ 신천지 유관단체”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대관을 취소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경기도는 행사가 며칠 안 남은 9월 11일 재단에 행사를 취소하라고 지시했고, 재단은 HWPL 측에 일방적인 취소를 통보했다.

하지만 갑작스런 취소에 반발한 HWPL은 행사를 그대로 진행했고, 이후 재단은 행사가 치러진 지난해 9월 18일 이후 수원중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나, 그 뒤에 취하했다.

재판부는 A씨에 재단이 HWPL을 고소했다가 취하한 이유를 물었다.

A씨는 “저희 재단 변호사에게 자문을 구했는데, 시시비비를 가릴 문제가 있고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올 수 있어 원만한 합의가 좋다고 해 취하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고소 취하 후 다시 재단이 고소한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A씨는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재판부는 “그런데 이 사건은 어떻게 형사사건이 된 건가” 의문을 표했다.

A씨도 “(분명) 중부경찰서에 취하서를 냈는데, 올해 6월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며 “(대관료 등) 정산도 다 끝난 상태였는데 이렇게 된 이유를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이 18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9.18 평화 만국회의 5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평화를 외치며 피켓을 들고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9.09.18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HWPL, 대표 이만희)이 18일 오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9.18 평화 만국회의 5주년 기념식’을 개최한 가운데 참석자들이 평화를 외치며 피켓을 들고 열렬한 환호를 보내고 있다. ⓒ천지일보 2019.09.18

이와 관련해 이 총회장 측 변호인단이 “경기장 대관을 취소할 (이렇다 할) 명분이나 이유가 없음에도 경기도가 취소를 압박해 재단 측이 상당히 곤혹하지 않았냐”고 질문하자 A씨는 “대관을 취소하라고 했을 때 전에 이런(갑작스런 취소) 경우가 없어서 당황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전에도 행사 대관을 취소한 적이 있냐”고 묻자 A씨는 “콘서트를 한 번 취소한 적이 있고, 그 이후는 없다”고 말했다.

또 이 총회장 측 변호인은 행사 당일 폐쇄회로(CC)TV 영상 등을 증거로 제시하며 행사가 문제없이 치러졌고, 재단도 협조를 했다고 주장했다.

CCTV에는 수원월드컵경기장의 철제문 등이 열리고, HWPL 측이 행사 장비 등을 안으로 나르거나 행사에 참석하는 인원들이 경기장 내부로 들어오는 모습이 찍혔다.

또 변호인은 A씨의 음성이 담긴 녹음파일을 제시하며 “(18일 행사를 이틀 앞둔 16일) A씨가 ‘HWPL 측과 면담하면서 사용 허가나 입장은 안 되지만, 지금 와서 행사를 못하는 것도 말이 안 되기에 경기장 출입이나 조명 등 협조할 테니 잘 치르자’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밝혔다.

A씨는 “제 결정이 아니라, 경찰서 등에서 나와 같이 논의한 부분”이라며 “안전사고를 우려한 (경찰과 재단 등을 포함한) 지휘부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재판부는 “이미 11일 취소 공문이 나가면서 취소가 된 건데, 왜 16일 다시 행사에 협조하는 듯한 대화가 오고 가는가” 의문을 가졌다.

A씨는 “지휘부에서 (많은 인원의 충돌 등) 안전상 문제로 HWPL를 자극하지 말라는 얘기를 했고 그래서 긍정적인 대응을 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승인 취소를 한 것을 (다시) 취소하고 안전상 마찰이 없도록 (행사를 진행하면) 되는데 취소를 하고 협조하는 건 모순되지 않냐”며 “승인 취소를 했으면 못 쓰게 하거나, 쓰게 하려면 (사용) 승인을 해주면 되는데, 왜 승인 취소를 하고 왜 쓸 수 있게 하는 대화를 하느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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