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이건희 회장의 1987년 11월 삼성그룹 회장 취임 당시 모습. (제공: 삼성)
고 이건희 회장의 1987년 11월 삼성그룹 회장 취임 당시 모습. (제공: 삼성)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한국 경제발전을 이끈 국내 10대 그룹 2‧3세 총수 경영인들의 재임기간 중 이들 그룹 자산 규모가 1700조원 이상 증가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 25일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은 재임할 동안 재계 1위 삼성그룹의 자산을 국내 최대인 790조원가량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2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가 이건희 회장 별세를 계기로 10대 그룹 2·3세 총수 회장 재임 기간(지난해 결산 기준) 그룹 자산과 매출 변화를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자산은 713.8%(1742조원), 매출은 411.6%(865조원)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삼성의 자산은 이건희 회장 재임기간 790조원 이상 늘어 10대 그룹 중에서도 가장 큰 폭으로 성장했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252조원)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206조원), 최태원 SK그룹 회장(191조원) 등도 자산을 100조원 이상 늘렸다.

재임기간 그룹사 매출액이 100조원 이상 증가한 총수는 이건희 회장(305조원)과 정몽구 명예회장(149조원), 최태원 회장(124조원)이었다.

이 회장의 취임 첫해인 1987년 자산이 10조원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803조원으로 793조원(7620.3%) 증가했다. 계열사 숫자도 37곳에서 59곳으로 늘었다. 이 회장은 반도체를 시작으로 가전·휴대폰 등에서 삼성을 글로벌 1위 브랜드로 키우며 IT 강국의 초석을 마련했다.

이어 최근 정의선 회장에게 현대차그룹 경영을 물려준 정몽구 명예회장은 2000년 현대그룹에서 현대차그룹을 분리한 뒤 20여년 만에 자산 규모를 38조원에서 252조원 증가한 290조원의 그룹으로 성장시켰다.

김승연 한화 회장은 1981년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206조원, 최태원 SK 회장은 1998년 취임 이후 191조원을 늘려 그 뒤를 이었다.

김승연 회장과 최태원 회장은 인수합병(M&A)을 통해 그룹의 규모를 확대했다.

김승연 회장은 취임 초기 한국다우케미칼과 한양화학, 대한생명, 명성콘도 등을 인수하며 화학과 보험, 레저 분야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2014년에는 삼성테크윈, 삼성종합화학 등 삼성 계열사 4곳을 인수합병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M&A 승부사로 통한다. 대표적으로 반도체 미래를 내다본 하이닉스 인수로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SK하이닉스를 만들었고, 최근에는 약 10조원 규모의 인텔 낸드 사업부문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취임 전 해인 1994년부터 작고 직전인 2017년 사이 LG그룹의 자산을 28조원에서 123조원으로 95조원(339.7%) 키웠다.

그룹사의 매출액도 삼성이 가장 많이 늘었다. 이건희 회장은 취임 첫해 약 10조원이던 매출을 지난해 315조원으로 305조원(3076.9%)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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