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정인선 기자] CJ그룹과 네이버가 문화콘텐츠와 물류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음에 따라 한국판 마블·아마존으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체적 사업 모델은 제시되지 않았지만 온라인 쇼핑 시장의 강자로 자리 잡은 네이버가 CJ대한통운의 물류 시스템을 이용해 배송 경쟁력을 키울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아마존의 ‘아마존 프라임’처럼 CJ 콘텐츠와 네이버 멤버십을 결합하는 방식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CJ그룹과 네이버는 지난 26일 K콘텐츠 및 디지털 영상 플랫폼 사업 협력, e커머스 혁신을 위한 e-풀필먼트(물품 보관에서 포장, 배송, 재고 관리를 모두 하는 통합 물류 관리시스템) 사업 공동추진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포괄적 사업 제휴를 맺었다.
네이버와 CJ그룹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6천억원 규모의 지분을 맞교환하기로 했다. CJ그룹이 네이버의 자사주 1.28%(6000억원)을 확보하고 네이버는 ▲CJ대한통운 자사주 7.85%(3000억원) ▲CJ ENM 자사주 4.99%(1500억원) ▲스튜디오드래곤 신주 6.26%(1500억원)를 갖는 구조다.
콘텐츠 분야에서 양사는 세계시장 공략 가능성이 큰 웹툰의 영상화권리(IP) 확보 및 영상화(드라마, 영화, 애니메이션)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양사는 향후 3년간 총 3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진행할 계획이다
콘텐츠 분야에서의 협력은 양사가 공동으로 투자한 프리미엄 IP 중 일부를 CJ가 우선적으로 글로벌 시장을 겨냥한 고(高)부가가치 영상 콘텐츠로 제작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네이버 웹툰은 국내뿐 아니라 미국, 일본, 프랑스, 태국 등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글로벌 웹툰 플랫폼 1위 사업자로 성장했으며 글로벌 전역에 창작자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ENM은 영화 ‘기생충’, 드라마 ‘도깨비’ 등 글로벌에서 검증된 제작 역량 및 최고 수준의 전문 인재풀과 기획-제작-유통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다.
네이버 인기 웹툰이 ENM의 전문 역량을 통해 드라마와 영화로 재탄생될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의 K콘텐츠의 위상은 이전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e커머스·물류분야에선 CJ대한통운 e-풀필먼트 서비스가 네이버 전략적 파트너로 나선다. 시범적으로 추진하던 e-풀필먼트 사업 적용 범위를 확대하고 물류 인프라 공동 투자 등을 협력한다.
수요 예측, 물류 자동화, 재고배치 최적화, 자율주행, 물류 로봇 등도 정교화해 스마트 물류를 구축한다. 향후 사업제휴협의체를 통해 세부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인공지능·빅데이터·로봇기술 등 미래유망 분야 추가 공동사업도 발굴한다.
CJ주식회사 최은석 경영전략총괄은 “글로벌 경쟁시장에서 앞서나갈 수 있는 협력 패러다임을 구축하게 됐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의 협력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찾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