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집값 상승의 원인은 부자들이 갈 데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8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의 집값 상승의 원인은 부자들이 갈 데가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8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 인터뷰

정부, 양극화로 복지정책 남발

부자들 모여 살려는 욕구 강해

재건축 단지로 몰려 집값 폭등

공급 대폭 늘려야 집값 안정화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부자들은 사는 아파트가 낡아지면 나가려고 하는 욕구가 강합니다. 그런데 탈출구가 없습니다. 돈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어디 갈 데가 없는 것이 서울의 집값 상승의 가장 큰 이유입니다.”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는 최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문재인 정부가 23번의 부동산 대책을 쏟아냈음에도 가격 안정에 실패한 이유를 이같이 진단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가 국민소득 3만불 시대에 진입했으나, 그동안 경제성장을 끊임없이 해오다 보니 양극화가 심화했다”며 “결국 정부는 양극화로 소외된 사람을 달래주는 복지정책을 많이 쓰게 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정부가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펴고, 소외된 계층을 위한 임대주택의 보급률을 늘리면서 부자들이 갈 수 있는 곳이 없게 됐다는 게 박 교수의 설명이다. 박 교수는 “부자들은 프라이버시 때문에 자기들끼리 모여 살려는 욕구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경제적으로 취약하고 소득수준이 낮은 사람이 같은 엘리베이터 안에 탔다고 생각해보라”고 부연했다.

갈 곳이 없는 부자들이 강남의 개포동, 반포, 잠실, 강동구 재건축 단지 등으로 대거 몰리면서 집값을 크게 올린 것이라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그는 “분당은 성공했지만, 서판교는 90% 이상이 임대아파트”라며 “부자들이 갈 곳이 없으니깐 개포동 주공아파트로 갔다. 원래 잘 사는 곳이 아니었는데 부자들이 돈을 두 배로 준다고 하니깐 가격이 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급을 대폭 늘리지 않는 이상 정부가 아무리 추가 부동산 정책을 내놔도 집값을 잡을 수 없다는 게 박 교수의 주장이다.

◆시장 원리에 놔두면 집값 잡을 수 있어

또한 박 교수는 수도권 집값 상승의 원인으로 도시화를 꼽았다.

그는 “지방에 있는 자본가들이 자녀들을 전부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으로 올리면서 뒤에서 받쳐주고 있다”며 “그래서 정책을 내놔도 집값을 못 잡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이어 “아반떼는 많이 만들어 냈는데, 수요자가 많은 벤츠는 오히려 줄었다”며 “코로나19에 저성장, 저금리에도 집값이 내려가지 않은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특히 그는 “갈 곳을 잃은 유동자금 1000조원이 돌아다니고 있다. 이 돈이 다 어디로 가겠는가. 세금으로 걷겠는가. 그것은 한계가 있다”며 “시장의 원리에 안 맞는 거다. 시장 원리에 놔두면 자동적으로 오히려 더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8
박운선 단국대 정책경영대학원 자산관리학과 주임교수가 본지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8

◆20년 이상 ‘토지·도시개발’에 몸담궈

박 교수는 20년 이상 토지개발과 도시개발 등을 해온 금융과 부동산 관련 실무와 이론을 겸비한 경제학박사다. 그는 금융과 부동산경제학의 석사와 박사 과정을 각각 두 번씩 거칠 만큼 배움에 대해 열정적이었다.

박 교수는 젊은 시절 주변 사람들이 무엇 때문에 풍요로운 삶을 살게 됐는지 고민했고, 그 답이 부동산인 것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평소 부동산 사무실을 자주 드나들며 실무적인 내용을 익혔다. 그런 와중에 부동산뿐 아니라 금융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됐고, 이후 대학원에 가서도 금융과 부동산경제학에 관련한 학문을 쌓았다.

특히 박 교수는 자본을 가지고 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것이 부동산이란 것을 인지하고, 토지개발에 뛰어들어 5년마다 직접 단지를 조성했다. 그는 타운하우스, 전원주택 단지, 레저단지 등에 비중을 두고 토지개발을 한 뒤 실수요자들에게 연결시켰다.

박 교수는 “단지를 만들 때 농지부담이 커서 주로 야산을 공략했다”며 “야산을 공략하면 전용부담금을 공시지가로 평가하니깐 부담금이 굉장히 적다. 요즘은 장비가 발달해서 오히려 토목공사비가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조망권도 있고 자연권을 그대로 살릴 수 있어서 단지를 만들면서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박 교수는 전했다.

도시개발은 박 교수가 한국종합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시절 여러 프로젝트를 직접 진두지휘했다. 그는 현재 단국대 교수로 재직 중이어서 한국종합경제연구원 전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프로젝트가 있을 때만 참여하고 있다.

◆성공 비결은 타인을 행복하게 하는 것

박 교수는 자산관리로 성공한 삶은 살 수 있었던 비결에 대해 “실무와 이론을 끊임없이 융화시키다보니깐 큰 허점이 없었다”며 “많은 분들이 인적 네트워크가 돼 호흡이 맞는 사람이 있고 판단을 깊이 하다 보니 실패가 거의 없었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홍익인간’ ‘상생’ ‘기부’ 등을 중요시했다. 박 교수는 “어려서부터 홍익인간의 정신을 가졌고, 상생하면서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며 “저를 만난 사람을 몇 사람이나 행복하게 만들어주느냐가 제 목표”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교육 기부의 일환으로 외국인 학생 2명을 주거부터 학비까지 100% 지원하고 있다. 박 교수는 “우리가 서로 성공하면 나중에 인연이 될 수 있다”며 “글로벌 시대가 오면서 문화나 정보를 공유할 경우 서로 어려울 때 도와줌으로써 상생할 수 있지 않겠는가. 그런 생각도 암암리에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두 번째로 한성대 대학원에 진학해서 최초로 개설된 부동산경제학 박사 1호가 됐다. 박 교수는 “선배들이 두 사람이 있었지만, 논문을 못 써서 내가 먼저 졸업했다”며 “기본적으로 경제학을 전공했고, 거기다 부동산경제학까지 융합하면서 경쟁력과 더불어 확실성을 갖게 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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