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감’ 후폭풍, 정계 진출 가능성엔

“전형적인 검찰주의자… 정치할 사람 아닌 듯”

“차기 주자로서도 현실적 제약 등 한계 많아”

추미애 발언엔 “자격 없어” vs “일리 있는 얘기”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출석한 지난 22일 대검찰청 국정감사. 청문회를 방불케 한 그야말로 ‘윤석열 국감’이었던 만큼 후폭풍이 거셌는데, ‘퇴임 이후 국민에게 봉사할 방법을 찾겠다’는 발언을 두고는 윤 총장이 정계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까지 흘러나와 관심이 쏠린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총장이 사퇴해야 한다’는 등 총공세에 나선 반면, 국민의힘 등 야권에선 러브콜과 견제의 목소리가 함께 나왔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볼지 짚어봤다.

◆‘윤석열 대망론, 그 허와 실’

27일 오후 천지TV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여의도 하이킥 12회 차에서는 ‘윤석열의 대망론, 그 허와 실’을 비롯해 ‘추미애의 반격, 윤석열 선 넘었다!’ 등의 핵심 정치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앞서 윤 총장은 국감에서 ‘퇴임 후 정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지금은 제 직무 외에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면서도 “퇴임하고 나면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방법을 생각해보겠다”고 답해 여지를 남겼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선 사실상 정치 입문 선언이란 해석이 나왔다.

이상휘 세명대 교수는 “정치 문법으로만 따져본다면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면서도 “윤 총장의 면면을 보면 정치할 사람은 아니다. 전형적인 검찰주의자”라고 분석했다.

이어 “이 같은 발언은 메시지 측면에서 ‘날 건드리지 말라’라는 여권에 대한 경고로 봐진다”며 “나를 거칠게 몰아세울수록 나의 가치를 키워주는 등 여론의 관심은 역설적으로 커지는 꼴이다. ‘이제 그만하자’는 그런 사인이다. 현실정치를 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는 ‘윤석열 대망론’과 관련해서도 “현재는 보수 진영이 사이다 맛에 취해 있지만 쉽지 않을 것 같다. 여러 현실적 제약 등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우선은 과거 이명박·박근혜 수사로 보수가 갈라칠 가능성이 크고 대선주자로서의 검증이 전혀 없는 상태인데다 윤석열 본인 및 가족 문제가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있는가 하면 윤 총장의 상징성이 시대정신으로 이어지긴 어려워 보이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댔다.

다만 “여권의 행태를 보면 공세 수위를 높이면서 윤 총장이 마치 정치를 할 것처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면서 “이는 윤 총장이 검찰종장 직을 버티고 유지한다 하더라도 대권 욕심을 위해 검찰 조직을 이용한다는 프레임”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교수는 “향후 윤 총장이 하는 권력 관련 수사조차도 정당성과 정의성, 공정성이 없다고 몰고 갈 것”이라며 “여권의 총공세는 이런 계산도 바탕에 깔려 있는 것이다. 여권의 프레임에 걸려든 것 같다”고 우려했다.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왼쪽)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 ⓒ천지일보 DB

◆추미애의 반격, 윤석열 발언 강력 비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전날(26일) 법사위 종합국감에 나와 윤 총장의 대검 국감 발언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추 장관은 “정치적인 중립성을 지켜야 할 총장으로서 선 넘는 발언이었다”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발언을 하고, 검찰을 정치화하고 있다”고 질타했고, 윤 총장 중앙지검 시절 ‘옵티머스 수사 무마’, ‘언론사 사주만남’ 등 관련 의혹에 대해선 전방위적 감찰을 시사하는 등 압박에도 나섰다.

이 교수는 “윤 총장의 태도는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적합하지 않은 행동이다. 피감기관으로서 겸손한 자세여야 한다”면서도 “하지만 과연 왜 그랬겠느냐다. 추 장관은 말할 자격이 없다고 본다. 정치가 검찰을 뒤덮게 한 사람이 법무부 장관”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추 장관 임명된 후부터 세 번의 검찰인사가 있었다. 여권 관련해 수사하던 인사들이 모두 좌천돼 버렸다. 수사지휘권도 벌써 두 번째”라며 “상식의 파괴다. 코너에 몰린, 입지가 위태로운 상태에서 작심하고 발언한 것이다. 국민의 입장에선 들어 볼 필요가 있는 것”이라고 두둔했다.

그러면서 “실질적으로 수사와 소추는 검찰만 할 수 있다. 법적으로 수사 개입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추 장관이 이런 부분을 흔들고 있는데, 검찰개혁은 검찰이 수사 잘하도록 만드는 것 아니냐”고 힘줘 말했다.

이와 달리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치 검찰을 만든 사람이 추 장관이라고 하는데, 그건 아닌 것 같다. 장관으로서 충분히 할 수 있는 얘기”라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 때 어땠느냐. 검찰이 정치를 덮어버렸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한 장본인”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당시에는 정치권 전체를 검찰발 뉴스로 덮어버렸다”며 “추 장관 때도 그렇게 얘기하시는데, 따져볼 필요는 있겠지만 검찰이 정치를 덮었지 않나 싶다”고 일갈했다.

박 평론가는 “자업자득으로 구석에 몰려 있는 윤 총장이 항거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그 저항이 검찰의 밥 그릇을 지키기 위한 그 이상은 아닌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다른 의혹들은 수사나 감찰 중인 상황인지라 논평을 유보해야 할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1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제공: 국회) ⓒ천지일보 2020.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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