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취임 두 달 가까이 되어가지만 당원대회 개최 이전보다 지지도가 떨어지고 있다. 여당 대표로 나서기 전만 해도 차기 대선 여당의 선두주자 자리를 굳혔던 이 대표의 지지율이 반토막 나 20%대를 보이고 있다. 이는 여당내 친문세력 등 지지계층의 복합적인 셈법에 의한 결과라 볼 수 있겠으나 이 대표의 최근 행보와도 무관하지가 않다. 즉 적극적 당내외 활동에 제동이 걸리면서 또, 이재명이라는 복명을 만나 경쟁해야 하는 입장에서 신중함이 특징이기도 한 그의 행보와 명성이 다소 이반되는 현상이 이어지기 때문이기도 하다.

25일 발표된 엠브레인퍼블릭과 케이스탯리서치 등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차기 대선주자로 이재명 지사 23% 지지에 이어 이 대표는 20%의 지지로 2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은 오차범위 내에 있고, 당대표로서 유리한 국면도 있다고 해도, 이런 사정 저런 사정을 다 헤아려야 하는 여당 대표의 입장에 있으니 예전 지지율을 회복하기가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정부여당의 중심축으로서 막중한 역할을 해야 하니 그만큼 부담감도 뒤따르기 마련인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 24일 취임 후 처음으로 광주로 내려가 광주 국립 5.18민주묘역을 참배하고서 관계자들과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요구사항을 들었다. ‘5.18왜곡처벌법안과 진상규명법안을 당론으로 입법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대로 26일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올렸으나 그만 제동이 걸리고 말았던 것이다. 그러니 광주 현지에서 약속한 ‘5.18민주화운동 관련 법안 당론 추진’이라는 이 대표의 공언(公言)이 공언(空言)으로 끝날 입장에 처해지게 된 것이다.

또 지난 25일 새벽 이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에 따른 애도의 글’이 고인과 유족에 대해 무례했다는 평이 나돈다. 이 대표는 비교적 장문의 애도의 글을 올렸다. 애도를 표하면서도 ‘고인의 신경영, 창조경영, 인재경영 등 결과로 삼성이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했지만 재벌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강화하고, 노조를 불인정하는 등 부정적 영향을 끼치셨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불투명한 지배구조, 조세포탈, 정경유착 같은 그늘도 남기셨다.… 삼성은 과거의 잘못된 고리를 끊고 새롭게 태어나기를 바란다’는 내용인즉, 여기에 대해 경영인을 비롯해 정치인 등과 많은 국민들은 예절에 어긋나고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누구든 장례기간 중에는 구태여 고인의 빛과 그림자를 들먹일 것조차 없고 유족들이 장례를 마친 다음에 평가해도 늦지 않다. 그러기에 이 대표에 대한 지적, “애도를 표할 때는 애도만 하고, 고인에 대한 평가는 애도를 마치고 하는 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예의”라는 질타는 맞는 말이다. 지도자, 장삼이사(張三李四)를 가릴 것도 없이 때와 장소를 가려 시시비비를 가려야 하거늘 무엇이 이낙연 여당 대표로 하여금 신중함을 흐리게 하는지 알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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