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북쪽 앤젤레스 국유림에서 일어난 레이크 휴스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12일(현지시간) 한 소방관이 미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 북쪽 앤젤레스 국유림에서 일어난 레이크 휴스 산불을 진화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등 서부지역의 고질적인 장기 산불이 26일 (현지시간) 강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되면서 주 정부는 전선과 전기제품의 스파크가 새로운 산불 확산의 불씨가 될까봐 수십만 세대에 대해 단전을 시행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 날 새벽에 로스앤젤레스 남쪽의 오렌지 카운티부근에서 다시 불붙은 산불들은 불과 몇 시간만에 강풍을 타고 16평방킬로미터의 광대한 지역을 휩쓸었다.   실베라도 캐년지역은 강풍으로 날아다니는 불덩이 때문에 순식간에 산불이 널따란 지역으로 번져갔고 이 부근에 있는 인구 28만명의 대도시 어바인 부근 주민들도 대피를 시작했다. 아직까지 이 지역의 산불진화율은 '제로(0)'이다.

이 곳에 사는 켈시 브루어와 세 명의 룸메이트들은 시 당국이 대피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이미 공동아파트를 떠나서 대피하기로 결정했지만 문제는 코로나19 확산 상황에서 갈 곳이 어디냐는 것이다.  할 수 없이 그는 한 여자친구의 어머니가 혼자 엄청난 넓은 집에 살고 있는 곳으로 대피하기로 했다.

그는 "우린 운좋게 오늘 아침 일찍 이 문제를 의논해서 해결했지만 다른 수많은 사람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지 걱정스럽다.  지금은 어느 곳도 안전하게 대피할만한 장소나 집이 없다"고 말했다.

 이 곳에서는 너무 강한 돌풍 때문에 헬기가 비행할 수 없어서 진화에 가장 도움이 되는 소방 헬기들이 일시적으로 모두 운행을 중단한 상태이다.  소방 당국은 아직도 이 지역 산불이 왜 대규모로 재발했는지 화인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  다만 이 지역에서 계속 산발적으로 이어져 온 산불들이 강풍과 비교적 낮아진 습도 때문에 다시 세차게 타기 시작한 게 아닌가 추측할 뿐이다.

 이 산불과 기상당국이 올해 캘리포니아에서 나타난 최악의 강풍으로 판단한 이번 강풍에 대한 경보를 내린 때문에 약 35만5000명의 이 곳 주민을 비롯해 총 10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전기가 끊겨 암흑속에서 집을 떠나거나 불편한 생활을 견디고 있다.

캘리포니아주 북부의 소노마와 섀스타 카운티 지역에서도 산발적인 산불이 시작되었지만 소방대가 긴급 진화했다.  원인은 아직도 조사 중이다.

 샌프란시스코 북부의 세인트 헬레나 산의 기상관측소를 기준으로,  이 지역의 강풍은 거의 허리케인 수준인 최대시속 143km를 기록한 뒤 시속 122km를 유지하고 있다.  시에라 네바다 산맥의 일부 산악지역에서도 시속 161km 가 넘는 강풍이 불었다.

 국립기상연구센터의 연구원이자  UCLA기상학교수인 데니얼 스웨인은 트위터에서 "이 정도의 강풍인데도 아직 대형 산불로 통합되지 않고 있는 것은 소방대의 차단 작전으로 불길이 합쳐지는 것을 막은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과학자들은 캘리포니아 지역의 산불이 이처럼 기승을 부리는 것은 기후변화로 인한 고온건조한 날씨로 이 일대의 수목이 바싹 말라서 불쏘시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원래는 10월과 11월이 산불의 전성기 였지만 올해에는 이미 지난 봄과 여름동안 무려 8600개의 산불이 일어났으며 1만6600 평방킬로미터의 광활한 지역이 초토화되었다.

그 동안 불타 없어진 주택과 빌딩, 건축불 등은 9200개에 달하며 사망자도 31명이 발생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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