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저축銀 후폭풍…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

[천지일보=장수경 수습기자] 제일저축은행 임·직원이 금품을 받고 거액을 불법 대출한 사건이 발생하자 이 은행 일부 지점에서 고객들의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벌어졌다. 

제일저축은행에 따르면 서울에 있는 제일2저축은행 4개 지점은 뱅크런(대량예금인출) 사태에 대비해 총 2600억 원의 유동성 자금을 확보하고 있다. 현재 이날 하루에만 280억 원이 인출됐다.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창신동 제일2저축은행 본점은 예금을 찾으려는 고객들로 가득 차 있었고 은행 밖에도 20여 명의 고객이 줄지어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부터 번호표를 뽑아들고 기다리고 있던 예금자들은 불안감을 떨치지 못했다.

익명을 요구한 예금자 김 씨(70대, 남)는 “10년째 거래를 하고 있지만 불안해서 왔다. 그 전에도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부산저축은행은 영업정지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지만 몇일 만에 정지됐다”며 “피땀 흘려 평생 모은 돈이라 잃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예금자 이 씨(50대, 여)는 “오늘 다행히 만기라서 돈을 찾을 수 있었다”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정부가 지금까지 믿을만한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고객들이 많이 몰린 것 같다”고 말했다.

은행 관계자는 “제일저축은행 문제는 개인의 비리로 발생한 것인데 언론에서 부산저축은행 사태처럼 다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정책위원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을 마친 후 제일저축은행의 뱅크런(대규모 예금인출) 사태와 관련 “필요하면 자금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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