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과수, 10~15일후 부검결과 발표

(문경=연합뉴스) 지난 1일 경북 문경에서 십자가에 매달려 숨진 채 발견된 김모(58)씨가 자신을 예수와 동일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김씨의 시신을 처음 발견한 A씨는 4일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신앙 상담을 하는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면서 지친 사람이면 누구나 우리 집에 와서 쉬었다가 가도록 했는데 2~3년 전에 카페 회원이던 김씨가 한 번 찾아왔었다"며 "김씨는 당시 얘기를 나누던 중 '신체는 달라도 삶이 그리스도의 정신이라면 내가 예수가 아닌가'라는 말을 했다"고 말했다.

전직 목사로 현재 양봉업을 하는 A씨는 "그런 얘기를 하기에 맞지 않다고 대답한 후 가정사 등 다른 주제로 화제를 돌렸다"며 "신앙과 관련된 얘기를 했으나 서로 맞지 않는 부분이 많았으며, 뭐라고 할 수도 없어 그냥 내버려 뒀다"고 설명했다.

A씨는 그 이후 김씨와 연락이 닿지 않았으며 지난 1일 다른 2명의 토종벌 업자와 함께 문경시 농암면 궁기리의 한 폐채석장에 토종벌을 찾으러 갔다가 김씨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A씨는 최초 발견자로서 다른 두 명과 함께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A씨는 "사체 발견 당시에는 김씨인 줄 몰랐다. 나무 십자가에 매달린 시신이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며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전에 우리 집에 왔던 김씨인 것을 알았다"고 밝혔다.

그는 "미리 실행계획을 짠 점이나 시신이 발견된 형태로 봐서 김씨는 살해된 것이 아니라 자살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숨진 김씨가 기거한 천막에서 십자가 제작방법과 '가슴 묶고, 손 박고' 등의 메모가 발견되고, 십자가 앞에 대형 거울이 있었던 점은 자살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은 지난 3일 부검을 실시했으며 앞으로 10~15일 후 그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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