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0.10.25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제공: 삼성전자) ⓒ천지일보 2020.10.25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향년 78세로 별세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남긴 수많은 어록도 다시금 화제가 되고 있다. 이건희 회장은 1987년 12월 1일 취임사부터 2014년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삼성그룹을 글로벌 초 일류기업으로 육성하며 기업인으로 추구했던 가치를 어록으로 남겼다.

특유의 투박하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삼성 경영의 초석이 될 만한 다양한 발언들을 남겼으며 변화가 필요할 때나 위기가 올 것을 직감하고 앞서 내다본 그의 경영철학은 오늘날의 초일류그룹 삼성을 만드는 데 촉매제 역할을 했다.

이건희 회장이 남긴 어록은 다음과 같다.

◆회장 취임사에서(1987년 12월 1일)

‘삼성 제2의 창업’의 선봉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그 소임을 수행할 것이다. 미래 지향적이고 도전적인 경영을 통해 삼성을 세계적인초일류 기업으로 성장시킬 것이다.

◆1989년 1월 신년사에서

삼성의 협력업체도 바로 삼성가족이다. 그들에게 인격적인 대우와 적극적인 지원을 해 주어 회사와 협력업체가 하나의 공동체며 한 가족이라는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줌으로써 참된 공존공영을 이룩하는 것 또한 인간중시 경영의 하나라고 믿고 있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선언

국제화 시대에 변하지 않으면 영원히 2류나 2.5류가 될 것이다. 지금처럼 잘해봐야 1.5류다.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꾸자.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트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1993년 이건희 회장이 독일 프랑트푸르트에서 신경영을 선언하고 있는 모습. (출처: 연합뉴스)

◆1993년 6월 프랑크푸르트

앞으로 세상에 디자인이 제일 중요해진다. 개성화로 간다. 자기 개성의 상품화, 디자인화, 인간공학을 개발하자.

◆삼성가족 한마음 축제 (1994년)

우리는 지금 가슴 벅찬 미래를 향한 출발 선상에 서있다. 우리의 목표는 초일류이며, 방향은 하나로 눈은 세계로 그리고 꿈은 미래에 두고 힘차게 앞으로 나아가자.

◆1996년 1월 신년사

협력업체는 우리와 같은 배를 타고 있는 신경영의 동반자다. 협력업체의 질적 수준이 세계일류로 올라갈 때 비로소 우리가 목표로 하는 세계일류가 달성될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올 21세기는 문화의 시대이자 지적 자산이 기업의 가치를 결정짓는 시대입니다. 기업도 단순히 제품을 파는 시대를 지나 기업의 철학과 문화를 팔아야만 하는 시대라는 뜻이다.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창의력이 기업의 소중한 자산이자 21세기 기업경영의 최후의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다.

◆1997년 1월 신년사 (IMF 사태 직전, 위기의식 강조)

우리가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삼성은 물론, 나라마저 2류, 3류로 떨어질 수밖에 없는 절박한 순간이다. 우리는 지난 30년 동안 하면 된다는 ‘헝그리 정신’과 남을 뒤쫓아가는 ‘모방정신’으로 세계가 부러워하는 경제성장의 기적을 만들어 냈다. 이제는 자율적이고도 창의적인 주인의식이 있어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10년 앞을 내다보면서 세계 표준이 될 수 있는 기술개발과 무형자산을 확대하는 데 그룹의 경영력을 집중해 나가야 하겠다.

◆여성인력 관련 (1997년 이건희 에세이 '생각 좀 하며 세상을 보자' 中)

다른 나라는 남자 여자가 합쳐서 뛰고 있는데, 우리는 남자 홀로 분투하고 있는 것이다. 마치 바퀴 하나는 바람이 빠진 채로 자전거 경주를 하는 셈이다. 기업도 여성에게 취업 문호를 활짝 열고 취업 활동을 지원하는 인프라를 구비해 줘야 한다.

◆1998년 1월 신년사

바람이 강하게 불수록 연은 더 높게 뜰 수 있다고 한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위기를 도약의 계기로, 불황을 체질강화의 디딤돌로 삼을 수 있는 땀과 희생, 그리고 용기와 지혜다.

◆2001년 1월 신년사

우리 삼성은 사회와 함께 하는 기업시민으로서 더불어 사는 상생의 기업상을 구현해야 한다. 소외된 이웃에 눈을 돌리고 따뜻한 情과 믿음이 흐르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것은 선도기업인 우리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2002년 4~5월 계열사 사장단 회의

5년에서 10년 후 무엇으로 먹고 살 것인가를 생각하면 등에서 식은 땀이 난다. (4월 전자계열사 사장단)

이익이 줄어드는 한이 있더라도 사회에 이바지할 수 있는 일들을 해 나가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5월 금융계열사 사장단)

핵심 인재를 몇 명이나 뽑았고 이를 뽑기 위해 사장이 얼마나 챙기고 있으며, 확보한 핵심 인재를 성장시키는 데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를 사장 평가항목에 반영합시다. (5월 전자 사장단)

◆신경영 10주년 기념사 (2003년 6월 5일)

신경영을 안 했으면 삼성이 2류, 3류로 전락했거나 망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등골이 오싹하다. 신경영의 성과를 어려운 국가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되도록 확산시켜 나가자.

◆언론사 인터뷰 (2003년 6월)

한 명의 천재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2004년 1월 신년사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은 지식과 브랜드, 디자인과 같은 소프트한 분야들이 좌우할 것이다.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삼성만의 소프트를 창출하는 것, 그것이 바로 일류 경쟁력 확보의 지름길이다.

◆반도체 30년 기념식 (2004년 12월)

반도체 사업 진출 당시, 우리 기업이 살아남을 길은 머리를 쓰는 하이테크산업 밖에 없다고 생각해 과감히 투자를 결정했다.

◆2006년 1월 신년사

과거의 성공에 도취하고 현재의 편안함에만 안주한다면 정상의 자리는 남의 몫으로 넘어 갈 것이다.

◆경영 복귀 (2010년 3월 24일)

지금이 진짜 위기다. 글로벌 일류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삼성도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른다. 앞으로 10년 내에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대부분 사라질 것이다. 다시 시작해야 된다. 머뭇거릴 시간이 없다. 앞만 보고 가자.

◆신사업 관련 사장단 회의 (2010년 5월 10일)

환경 보전과 에너지 고갈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각국 정부도 녹색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또 인류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는 사업은 기업의 사명이기도 하다.

다른 글로벌 기업들이 머뭇거릴 때 과감하게 투자해서 기회를 선점하고 국가 경제에도 보탬이 되도록 해야 한다. 젊고 유능한 인재들을 많이 뽑아서 실업해소에도 더 노력해 달라

◆반도체 16라인 기공식 (2010년 5월 17일)

지금 세계경제가 불확실하고 경영여건의 변화도 심할 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이러한 시기에 투자를 더 늘리고 인력도 더 많이 뽑아서 글로벌 사업기회를 선점해야 그룹에도 성장의 기회가 오고 우리 경제가 성장하는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대통령 기업인 조찬 간담회時 답사 (2010년 9월 13일)

대기업과 중소 협력업체가 함께 성장하는 것은 대기업을 위해서뿐만 아니라 시장경제와 자본주의를 건전하게 발전시키는데도 필요한 일이다.

사실 대기업이 일류가 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이 먼저 일류가 되지 않으면 안 된다. 앞으로 2차, 3차 협력업체까지 포함해서 좀 더 무겁게 생각하고 세밀하게 챙겨서 동반 성장을 위한 제도나 인프라를 만들어가도록 하겠다.

나아가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고 우리 사회 양극화 문제를 해소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그룹 조직 신설 (2010년 11월 19일)

21세기 변화가 예상보다 더 빠르고 심하다. 삼성이 지난 10년간 21세기 변화를 대비해 왔지만 곧 닥쳐올 변화를 생각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미래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그룹 전체의 힘을 다 모으고 사람도 바꿔야 한다.

◆자랑스런 삼성인상 시상식 (2010년 12월 1일)

새로운 10년이 시작된다. 옛날과 달라서 21세기 10년은 빠르게 온다고 생각한다.

◆2011년 신년사 (2011년 1월 3일)

삼성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일이라면, 누구와도 손을 잡을 수 있어야 하고 모자라는 부분은 기꺼이 협력하는 결단과 용기가 필요하다.

◆선진제품 비교 전시회 참관 (2011년 7월 29일)

소프트웨어, 디자인, 서비스 등 소프트기술의 경쟁력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필요한 기술은 악착같이 배워서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부품 수를 줄이고, 가볍고, 안전하게 만드는 것 등 하드웨어도 경쟁사보다 앞선 제품을 만들 자신이 없으면 아예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 남아공 IOC 총회에서 평창 유치 성공後 (2011년 7월 6일)

전부 저보고 했다고 하는데 이건 대한민국 국민 여러분이 이렇게 만든 것이다. 평창 유치팀들이 고생이 많았다. 저는 조그만 부분만 담당했을 뿐이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2011년 7월 6일 남아공 더반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인사하는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2011년 7월 6일 남아공 더반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인사하는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정례 출근 - 여성임원 오찬 (2011년 8월 23일)

여성임원은 사장까지 되어야 한다. 임원 때는 본인의 역량을 모두 펼칠 수 없을 수도 있으나, 사장이 되면 본인의 뜻과 역량을 다 펼칠 수 있으니 사장까지 되어야 한다.

◆2012년 신년사 (2012년 1월 2일)

삼성은 어려움 속에서 위기 극복에 온 힘을 다해야 한다. 특히 국민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다.

◆취임 25주년 기념식 (2012년 11월 30일)

취임 초 삼성이 망할지도 모른다는 위기의식을 절감해 신경영을 선언하며 낡은 관행과 제도를 과감하게 청산했다.

우리의 갈 길은 아직 멀다. 위대한 내일을 향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해야 한다. 다시 한 번 혁신의 바람을 일으켜 삼성의 제품과 서비스로 삶을 더 풍요롭게 만들고 인류사회의 발전에 기여하자

◆2013년 신년사 (2013년 1월 2일)

지난 성공은 잊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도전하고 또 도전해 새로운 성장의 길을 개척하는 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이다. 더 멀리 보면서 변화의 흐름을 앞서 읽고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신사업을 찾아내야 한다. 시장은 넓고 기회는 열려 있다.

미래는 준비된 자의 몫이다. 미래를 위한 확실한 투자는 인재 육성이다.

◆신경영 20주년 만찬 (2013년 10월 28일, 영상메시지)

앞으로 우리는 자만하지 말고 위기의식으로 재무장해야 한다. 실패가 두렵지 않은 도전과 혁신, 자율과 창의가 살아 숨쉬는 창조경영을 완성해야 한다.

◆2014년 신년사 (2014년 1월 2일)

하드웨어적인 프로세스와 문화는 과감하게 버리자. 시대의 흐름에 맞지 않는 사고방식과 제도, 관행을 떨쳐내자. 한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불확실성 속에서 변화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서는 시장과 기술의 한계를 돌파해야 한다.

남보다 높은 곳에서 더 멀리 보고 새로운 기술,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자. 핵심 사업은 누구도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확보하는 한편, 산업과 기술의 융합화·복합화에 눈을 돌려 신사업을 개척해야 한다.

◆ 기타

휴대폰 품질에 신경을 쓰십시오. 고객이 두렵지 않습니까? 비싼 휴대폰, 고장나면 누가 사겠습니까? 반드시 1명당 1대의 무선 단말기를 가지는 시대가 옵니다. 전화기를 중시해야 합니다.

언제까지 그들(미국, 일본)의 (반도체) 기술 속국이어야 하겠습니까? 기술 식민지에서 벗어나는 일, 삼성이 나서야지요. 제 사재를 보태겠습니다.

반도체 사업 초기는 기술 확보 싸움이었다. 일본 경험이 많은 내가 거의 매주 일본으로 가서 반도체 기술자를 만나 그들로부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만한 것을 배우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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