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 이야기7-서울] “2명의 임금을 모실 수 없다”… 목숨 바쳐 충절 지킨 사육신 (1)
[지역사 이야기7-서울] “2명의 임금을 모실 수 없다”… 목숨 바쳐 충절 지킨 사육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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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역 곳곳의 역사를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흔하게 역사 교과서 등에서 볼 수 있는 주제가 아닌, 내가 발 딛고 살아가는 이 지역을 지켜줬던 과거의 흔적들을 찾아보는 시간이 됩니다. 이 글을 통해 과거의 역사를 알고 이곳에서 우리가 살아갈 수 있음을 다시금 감사하는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사육신 공원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에 있는 사육신 공원

상왕께서 계신데 나으리가 어찌 나를 신하라고 하십니까? 또 나으리의 녹을 먹지 아니하였으니, 만약 나의 말을 믿지 못하겠다면 내 가산을 몰수하여 헤아려 보십시오.

- 남효온 <추강집> 中

줄지어 세워진 공무원 학원들과 서울 최대 수산물 전문 도매시장인 수산시장, 허기진 공시생들의 배를 채워주는 컵밥까지. 노량진의 대표적인 이미지들이다. 하지만 이곳은 충절(忠節)이 함께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바로 단종의 복위를 꿈꾸다 스러져 가버린 사육신의 정신을 기리는 ‘사육신 공원’이 있다.

◆ 실패한 단종 복위 운동

계유정난(1453년)으로 수양대군은 왕권에 한 발 더 다가갔다. 수양대군은 문종이 어린 세자(단종)를 부탁했던 김종서·황보인을 왕위를 빼앗으려 했다고 거짓으로 꾸며 죽였고 병권을 쥔 채 요직을 겸직하면서 조정을 장악했다.

계유정난 이후 1년이 되던 1455년 수양대군은 조카인 단종을 겁박해 상왕으로 앉히며 자신이 왕위를 받아 조선 제7대 왕 세조(世祖)가 됐다. 세조가 왕위에 오르고 1456년 세종대 집현전 출신의 유학자들이 단종 복위를 논하다 발각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병자사화(丙子士禍)’라고도 불리는 이 사건으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처형되고 유배됐다.

성삼문·박팽년·하위지·이개·유성원·유응부 등은 명나라 사신들을 초대해 창덕궁에서 연회를 베풀 때 별운검으로 유응부와 성승을 세우고 그 자리에서 세조를 죽이고 단종을 다시 왕위에 앉히기로 계획했다. 하지만 세조가 별운검을 세우지 않도록 명령을 한데다 세자도 병으로 연회장에 나오지 않자 거사는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당시 유응부는 거사를 단행하고자 했으나 성삼문과 박팽년이 “지금 세자가 경복궁에 있고, 공(유응부)의 운검을 쓰지 못하게 한 것은 하늘의 뜻이다. 만약 이곳 창덕궁에서 거사하더라도 혹시 세자가 변고를 듣고서 경복궁에서 군사를 동원해 온다면 일의 성패를 알 수 없으니 뒷날을 기다리는 것만 못하다”고 말하며 말렸다.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서울시 동작구 사육신 공원에 있는 유등부의 묘
[천지일보=이예진 기자] 서울시 동작구 사육신 공원에 있는 유등부의 묘

이에 유응부는 “이런 일은 빨리 할수록 좋은데 만약 늦춘다면 누설될까 염려가 된다. 지금 세자가 비록 이곳에 오지 않았지만 왕의 우익이 모두 이곳에 있으니 오늘 이들을 죽이고 단종을 호위하고 호령한다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니 놓치면 안 될 것”이라고 말했으나 성삼문과 박팽년의 만류로 거사는 중지됐다.

하지만 유응부의 염려는 현실이 됐다. 함께 일을 도모하던 김질이 거사가 성공되지 않자 장인인 정창손에게 알려 함께 반역을 밀고한 것이다. 세조는 주모자 6명을 당장 잡아들였다. 유응부는 세조의 국문 중에도 자복하지 않은 채 성삼문과 박팽년을 바라보면서 “사람들이 서생과는 함께 일을 모의할 수 없다고 하더니 과연 그렇다. 지난번 사신을 초청 연회하던 날 내가 칼을 사용하려고 했는데 그대들이 굳이 말리면서 ‘만전의 계책이 아니오’ 하더니 오늘의 화를 초래하고 말았다. 그대들처럼 꾀와 수단이 없으면 무엇에 쓰겠는가!”하면서 세조에게 “만약 이 사실 밖의 일을 묻고자 한다면 저 쓸모없는 선비에게 물어보라”고 외쳤다.

이후 단종 복위를 주도한 성삼문·이개·하위지·박중림·김문기 등은 1456년 7월 10일 수레로 찢겨 죽는 거열형을 당했고, 연좌제로 이들의 가솔들은 죽임을 당하거나 노비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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