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1987년 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1987년 회장 취임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취임 후 줄곧 도전·혁신 강조

매출 10조에서 387조원으로

‘반도체 세계 1등’ 발판 마련

평창올림픽 유치 ‘일등공신’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이건희 삼성 회장 별세 소식이 전해지면서 그가 생전 한국 경제에 기여한 업적과 경영 철학도 재조명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 선언’으로 불리는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켰고, 반도체 불모지였던 한국을 세계 1등 반도체 국가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1987년 회장 취임 후 줄곧 도전과 혁신을 강조하면서 ‘한국의 삼성’에서 ‘세계의 삼성’으로 변모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 취임 당시 10조원이었던 매출액은 2018년 387조원으로 약 39배 늘었다. 이익은 2천억원에서 72조원으로 359배, 주식의 시가총액은 1조원에서 396조원으로 396배나 증가했다. 이런 외형적인 성장 외에도 선진 경영시스템을 도입하고 도전과 활력이 넘치는 기업문화 만들어 경영체질을 강화, 삼성이 내실 면에서도 세계 일류기업의 면모를 갖추도록 했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1993년 신경영 선언하는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1993년 신경영 선언하는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라”

이 회장 체제의 삼성 변화는 1993년 6월 7일에 있었던 ‘신경영 선언’을 꼽을 수 있다.

이 회장은 이날 프랑크푸르트의 켐핀스키 호텔에서 본사와 각국 법인장을 불러 모은 비상경영회의에서 경영 전 부분에 걸친 대대적인 혁신을 추진했다. 또한 그는 “바꾸려면 철저히 바꿔야 한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봐라”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이 회장은 혁신의 출발점을 ‘인간’으로 보고 ‘나부터 변하자’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인간미와 도덕성, 예의범절과 에티켓을 삼성의 전 임직원이 지녀야 할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 보고, 양을 중시하던 기존의 경영 관행에서 벗어나 질을 중시하는 쪽으로 경영의 방향을 선회했다.

◆브랜드 가치 세계 5위 차지

이 같은 노력을 통해 삼성은 1997년 한국경제가 맞은 사상 초유의 IMF 위기와 2009년 금융 위기 속에서도 성장했다. 2020년 삼성 브랜드의 가치는 623억달러로 글로벌 5위를 차지했고 스마트폰, TV, 메모리 반도체 등 20개 품목에서 월드베스트 상품을 기록하는 등 세계 일류기업으로 도약했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철학은 ‘인간중시’와 ‘기술중시’를 토대로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하는 ‘신경영’이다. 삼성에 따르면, 신경영 철학의 핵심은 현실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자기반성을 통해 변화의 의지를 갖고, 질 위주 경영을 실천해 최고의 품질과 최상의 경쟁력을 갖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해 인류사회에 공헌하는 세계 초일류기업이 되자는 것이었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2011년 반도체 16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사진은 2011년 반도체 16라인 가동식에 참석한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만류에도 사재 털어 반도체 사업 진출

삼성은 1974년 불모지나 다름없는 환경에서 한국반도체를 인수하며 반도체 산업에 착수했다. 당시 삼성 계열사 이사였던 이 회장은 한국반도체가 부도 직전의 위기라는 소식을 듣고 개인재산을 털어 한국반도체를 인수했다.

이후 끊임없는 기술 개발과 과감한 투자로 1984년 64메가 D램을 개발하고 1992년 이후 20년간 D램 세계시장 점유율 1위를 지속 달성했다. 그리고 지난 2018년에는 세계 시장 점유율 44.3%를 기록했다.

이런 성장의 배경에는 2001년 세계 최초 4기가 D램 개발, 2007년 세계 최초 64Gb 낸드플래시 개발, 2010년 세계 최초 30나노급 4기가 D램 개발 양산, 2012년 세계 최초 20나노급 4기가 D램 양산 등의 기술이 바탕이 됐다. 또한 ‘기술에 의해 풍요로운 디지털 사회를 실현할 수 있다’라는 이 회장의 믿음에 의해 가능했다는 평가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2011년 7월 6일 남아공 더반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인사하는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한국 재계를 대표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25일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78세.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서울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유족으로는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아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사위 김재열 삼성경제연구소 사장이 있다. 2011년 7월 6일 남아공 더반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인사하는 이건희 회장. (출처: 연합뉴스)

◆‘사회공헌’ 경영 한 축으로 삼아

이건희 회장은 사회공헌활동을 기업에 주어진 또 다른 사명으로 여기고, 이를 경영의 한 축으로 삼도록 했다. 삼성은 국경과 지역을 초월해 사회적 약자를 돕고 국제 사회의 재난 현장에 구호비를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1994년 삼성사회봉사단을 출범시켜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으며, 특히 기업으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첨단 장비를 갖춘 긴급재난 구조대를 조직해 국내외 재난 현장에서 구호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더불어 맹인 안내견 등 동물을 활용하는 사회공헌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이 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의 일등 공신으로 꼽히고 있다. 그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 활동을 펼쳐, 2011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IOC 총회에서 평창이 아시아 최초 동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데 크게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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