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전 0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중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 모습을 11일 오전 녹화 중계방송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오전 0시부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조선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중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4형' 모습을 11일 오전 녹화 중계방송하고 있다. (출처: 뉴시스)

미국의소리, 美전문가 SLBM 분석 인용 보도

“北미사일 발사 기반인 잠수함 기술 수준 낮아”

미국에 제시할 北의 협상용 카드로 읽는 분석도

[천지일보=김성완 기자] 북한이 최근 노동당 창건 기념일(10월 10일) 열병식에서 선보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향후 판세를 뒤흔들 위험한 비대칭 전력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24일 보도했다.

방송은 이날 북한이 공개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함께 SLBM과 관련해 미국에선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는데, 미국 미사일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투명한 북한 SLBM의 위력에 대해 ‘실제 역량’과 ‘파급력’을 분리해서 평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능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잠수함 기술과 건조 현황을 고려할 때, 당장 물리적 공격 수단으로 활용될 수 없다는 기술적인 분석과 SLBM 자체가 갖는 비대칭적 성격과 완성 이후 감당해야 할 ICBM 이상의 위협 때문에 ‘게임체인저’로 인식해야 한다는 분석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방송은 “미사일 발사의 기반인 잠수함 기술 수준만을 놓고 보면 기존 SLBM 보유국과 비교해 몇 세대나 뒤처져 있다는 데 전문가들은 대체로 동의한다”고 덧붙였다.

방송에 따르면 실제 북한이 지난 2016년 8월 ‘북극성-1형’ 발사로 SLMB 보유국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가 일각에서 나오기도 했지만 발사관 하나에 불과한 신포급 잠수함을 플랫폼으로 이용한 것으로 파악된 데다 지난해 10월 수중 발사한 ‘북극성-3형’은 잠수함이 아니라 바지선 위에서 발사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동아시아 확산센터 소장은 이런 한계를 고려해 북한의 SLBM을 “장기적 위협”으로 규정했다.

하지만 북한이 성능이 대폭 개선된 신형 잠수함 건조를 시도한다면 상황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사일 전문가들은 SLBM이라는 무기가 갖는 전략적 특수성 탓에 현재의 기술 수준이 아니라 언젠가 현실화할 잠재적 위력에 초점을 맞춰 평가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특히 공격 목표까지 은밀히 접근한 뒤 발사할 수 있어 괌과 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까지 사정권에 두는 전략무기로서 특성 때문에 북한 ICBM의 한계를 극복한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루이스 소장은 북한이 당장 우려할 만한 SLBM 개발 단계에 도달한 것은 아니지만 완성된 이후에는 엄청난 위협을 가하는 무기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으로는 북한 SLBM의 성능에 대한 기술적 분석과 잠재적 역량 진단과는 별도로, 미국에 제시할 협상용 카드로 읽는 분석도 있다. 역량이 검증되지 않은 ‘대형 무기’를 새로 선보인 뒤 미국이 뭔가 양보하면 넘겨줄 수 있다는 ‘선물’로 포장해 온 북한의 과거 협상 방식과 일치한다는 지적이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세컨드 스트라이크(핵 공격을 받으면 즉각 핵으로 응징 보복하는 능력을 갖춰 상호 억지하는 것) 능력을 갖춘 잠수함 군단을 개발할 수도 있지만, 북한이 현재 원하는 것은 신형 SLBM이 그런 역량을 가진 것처럼 보이게 만드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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