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카라=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판 사드인 S-400을 구매했다며
【앙카라=AP/뉴시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러시아판 사드인 S-400을 구매했다며 "끝난 거래다. 방공미사일 시스템(S-400)은 다음달 국내에 배치된다"고 말했다. 터키의 러시아제 미사일 구매 계획은 그동안 미국 행정부에서 여러차례 경고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달 30일 터키 앙카라에서 연설 중인 에르도안 대통령.

에르도안 “앞으로도 미국에 의견 구하지 않을 것”

[천지일보=이대경 기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미국의 반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러시아에서 수입한 S-400 지대공 방공미사일 시험발사를 실시했다.

AP‧신화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날 터키 이스탄불에서 진행된 금요예배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S-400 시사를 감행했고 미국의 입장이 우리를 절대적으로 구속하는 건 아니다”라며 “앞으로도 우리는 미국에 의견을 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미국의 반대에는 개의치 않는다는 자세를 분명히 했다.

이어 “터키는 각종 무기를 계속 시함할 것”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제 무기인 점에 특히 우려를 나타내지만 터키는 지금까지 했듯이 우리의 길을 계속 걷겠다는 결의에 차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터키군은 지난 16일 S-400을 흑해 연안의 북부 노프주에서 발사 실험하는 장면을 공개한 바 있다. 이에 미국 정부는 “양국 관계를 크게 훼손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거세게 항의했다.

현재 터키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회원국이다. 하지만 터키가 러시아제 S-400을 도입하자 미국은 F-35 스텔스 전투기 구입 프로그램에서 배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S-400이 F-35에 위협을 주는 것은 물론 나토 방공시스템과도 호환이 불가능하다”며 “터키가 S-400을 가동할 때는 자국 국내법에 따른 제재조치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터키는 “미국이 패트리엇 미사일 요격 시스템을 제공하지 않아 부득이 S-400을 도입했다”면서 “자국에는 원하는 어떤 무기장비도 구매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맞불을 놨다.

한편 러시아는 S-400을 작년 터키에 인도했다. 당초 터키는 지난 4월에 배치할 예정이었지만 미국과 나토 등의 반대를 의식해 가동을 늦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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