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우 역사작가/칼럼니스트

베토벤의 생애에 총 9곡의 교향곡(交響曲)이 작곡되었는데 초기(初期)는 1782~1802년으로 교향곡 1번과 교향곡 2번이 완성되었는데, 교향곡 1번은 전형적인 고전주의 교향곡이며 교향곡 2번은 고전주의 교향곡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으나 그 형식적인 면모를 확장하였다.

초기에 이어서 중기(中期)에 작곡한 작품이 1803년에 완성한 교향곡 3번 ‘영웅’인데 이 작품은 본래 나폴레옹을 위해 작곡되었으며, 표제(標題)를 ‘보나파르트’로 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1804년 5월 나폴레옹이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에서 황제 즉위식을 올리고 이에 분노한 베토벤이 파리 여행을 취소하였으며, 이러한 연유로 인하여 1806년에 출판된 교향곡 3번의 표제는 ‘보나파르트’에서 ‘영웅’으로 바뀌게 되었다.

이와 관련해 베토벤은 ‘영웅’에서 충실하고 독창적이며 다양한 음악적 내용을 담기 위해 교향곡의 규모를 획기적으로 확대시켰다.

구체적으로 제1악장은 당시로서는 전대미문(前代未聞)의 대곡(大曲)으로 모두 691마디이며, 연주시간이 16분이 넘는다.

제2악장에서는 느린 장송곡(葬送曲)이 이어지고 제3악장은 미뉴에트 대신 스케르초로 굳어지는데, 이로써 고전 교향곡에 남아있던 바로크 춤 모음곡과의 연관성이 사라지게 되었다.

제4악장은 피날레로서 변주곡과 소나타 그리고 푸가 형식이 혼합된 독특한 형식을 도입하였는데, 마치 전쟁에서 승리한 영웅을 묘사하듯 환희에 넘친다는 것이다.

한편 1807~1808년 사이 연속적으로 작곡된 교향곡 5번 ‘운명’과 6번 ‘전원’은 같은 시기에 작곡되었다는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그 분위기가 대조적이라 할 수 있다.

교향곡 5번 ‘운명’은 격렬한 투쟁과 승리를 향한 의지가 불타오르듯 격정이 넘치는 곡으로 운명의 동기가 전 악장에 걸쳐서 끊임없이 나타나고 또 발전되면서 작품 전체에 통일성을 부여한다.

이에 반하여 교향곡 6번 ‘전원’은 밝은 자연 풍경 속에 즐거움과 한가로움이 묻어나는 평화로운 곡이라 할 수 있는데, 19세기 표제 교향곡의 효시가 되는 작품으로 제1악장은 시골에 도착하여 느끼는 유쾌한 기분으로 시작해 제2악장 시냇가의 정경, 제3악장 농부들의 잔치, 제4악장 폭풍, 제5악장 폭풍 후에 목동이 부르는 감사의 노래 등으로 각 악장마다 문학적이고 회화적인 표제를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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