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 법주사. (출처: 법주사 홈페이지)
속리산 법주사. (출처: 법주사 홈페이지)

[천지일보=이지솔 기자] 대한불교조계종 5교구 본사인 충북 속리산 법주사 경내에서 도박을 하고, 방조한 의혹으로 고발된 승려들에 대한 신병 처리방향이 조만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22일 보은경찰서에 따르면 법주사 신도 A씨는 지난 2월 “2018년 이 사찰 승려 6명이 10여 차례 도박을 했고, 당시 주지가 이 사실을 알면서도 방조했다”며 청주지검에 고발장을 냈다.

고발장을 접수한 청주지검은 사건을 보은경찰서로 보냈고, 경찰은 최근 법주사 주지 B스님의 집무실과 휴대전화 등을 압수수색 했다. 도박 의혹을 받는 스님들에 대한 피고발인 조사도 마쳤다.

B스님은 도박 방조와 해외 원정도박 의혹도 받고 있다. 경찰은 B스님의 해외 도박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60여 차례 해외를 다녀온 출입국 기록을 확인하고, 여행사 관계자 등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다. 휴대전화 통화기록, 통장 입출금 거래 내역 등을 분석, 혐의 입증에도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 상습도박 의혹을 겨냥한 자료는 이 사건 고발인의 진술만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님들 간의 상습 도박 사실을 알고도 방조, 묵인했다는 혐의로 고발당한 B스님의 경우 지난 4월 압도적 지지로 법주사 주지에 재임명된 바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당시 임명장 수여식에서 “큰 원력으로 임기를 마치고 재임된 것을 축하한다”며 “앞으로 어른 스님들을 잘 모시고, 본사를 잘 이끌어 달라. 종단에도 많은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불교계 안팎에서는 ‘해외원정 도박’이라는 의혹을 받는 B스님에게 관련 의혹을 소명하라는 목소리와 함께 후보직 사퇴를 촉구했다.

그러나 조계종은 B스님에 대한 별다른 조치 없이 도박사건에 연루된 법주사 말사 4곳의 주지들에게만 직무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한편 경찰은 수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신병처리 방향을 결정해 이달 말 검찰에 송치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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