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독감 백신의 유통상 문제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
[천지일보=남승우 기자] 정부가 독감 백신의 유통상 문제로 무료 독감 예방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서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유료 독감 예방접종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 2020.10.2

정은경 청장 “고위험군, 백신 접종하는 게 안전”

의사협회 “백신 안전성 입증위해 일주일간 유보해야”

[천지일보=이수정 기자] 23일 충남 당진에서 80대 여성이 독감(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은 후 사망하는 등 전국에서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사례가 32건으로 늘어났다.

최근 10년간 독감 백신 접종 후 목숨을 잃은 사고가 합해서 총 25건인 것을 볼 때 올해 사망사례는 이례적으로 급증하고 있는 만큼, 독감 국가예방접종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중대한 시점에 놓여있다.

예방접종 피해조사반 회의 및 예방접종 전문위원회에서는 독감 백신 예방접종 중단 여부가 이날에 최종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보건당국은 백신 자체의 독성 문제는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사망자 중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동일 백신 제품, 동일 제조(lot)번호 접종자가 발생하자 계획대로 예방접종을 추진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바꿨다.

이뿐 아니라 같은 날, 같은 의료기관에서 예방 접종한 사람들로부터 중증 이상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다.

앞서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지난 21일 최종 부검 결과를 토대로 사망과 백신 간 연관성을 밝혀내는 데 2주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서도 국가 예방접종사업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기도 했다.

이에 11월까지 고령자와 소아·청소년, 임신부 등 전 국민 37%인 1900만명을 대상으로 진행할 계획이었던 독감 백신 국가예방접종사업은 계획대로 추진하기 힘들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22
[천지일보=박준성 기자]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천지일보 2020.10.22

질병청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4시 기준 질병관리통합보건시스템 등으로 신고된 독감 백신 접종 이후 사망자는 총 25명이다.

이날 오전 0시 기준 사망자가 추가로 늘어나 총 32명인 것으로 파악됐다.

공식 신고된 사망자 25명 중 22명은 국가 무료 예방접종 백신을 맞은 경우다.

나머지 3명은 유료 접종(국가 예방접종 대상 1명, 비대상 2명) 백신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중 사망자 8명은 2명씩 4개의 제조번호가 동일한 백신을 맞았다.

보건당국에 따르면 제조번호가 똑같은 백신은 ▲지씨플루쿼드리밸런트 Q60220039(어르신용) ▲플루플러스테트라 YFTP20005(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8(어르신용) ▲스카이셀플루4가 Q022049(어르신용) 등이다.

아울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독감이 동시에 행하는 ‘'트윈데믹’ 상황을 고려해 독감백신 접종을 계속 유지해야 된다고 보건당국은 봤다.

정은경 질병청장은 전날 보건복지위 종합 국정감사에서 “1년에 독감 관련 합병증 사망자는 3000명 내외로 추정된다”며 “어르신 같은 고위험군에서 인플루엔자로 다른 합병증 생길 수 있다. 접종하는 게 안전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의협)가 같은 날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독감 백신 안전성 입증을 위해 독감 국가 예방접종사업을 일주일간 잠정적으로 유보해야 한다”고 권고하는 목소리가 나오자 예방접종 사업 지속 여부에 대한 추가 검토가 필요한 상황에 놓였다.

그러면서도 의협은 일주일 예방접종 유보가 접종을 완전히 중단해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라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취하기도 했다. 현재로선 인플루엔자 접종 지속보다 중단에 따른 피해가 더 심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2일서울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독감예방접종 사망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대한의사협회)
최대집 대한의사협회장이 22일서울 대한의사협회 용산임시회관에서 열린 독감예방접종 사망사고 관련 긴급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공: 대한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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