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징역2년6월서 2개월감형
김관진 “현시국 총체적난국”
[천지일보=김빛이나 기자] 이명박 정부 시절 국군 사이버사령부의 여론조작 사건 축소·은폐를 지시한 혐의를 받고 1심에서 실형을 선고 받은 김관진(71) 전 국방부 장관이 2심에서도 실형을 선고 받았다. 다만 2심에선 형량이 2개월 감소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3부(부장판사 구회근 이준영 최성보)는 전날 정치관여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장관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었다. 2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2년 4개월을 판결했다.
재판부는 “(김 전 장관은) 취임 초기부터 매일 결과보고서를 전달받았고 2012년 12월 국정원 댓글 사건 발생 당시 피고인이 사이버사령관에게 작전보안 유의를 지시한 점 등을 볼 때 관여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전 장관이 박근혜 정부 시절인 지난 2013년말 국방부 조사본부의 사이버사령부 정치관여 의혹 수사를 방해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와 관련해선 1심과 달리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함께 기소된 임관빈 전 국방부 정책실장에 대해서는 원심과 같이 금고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53)에 대해서는 벌금 300만원의 선고가 유예됐다.
김 전 장관은 임 전 실장과 공모해 지난 2011년 11월부터 2013년 6월까지, 김 전 기획관은 2012년 2~7월 이명박 정부와 당시 여당(현 미래통합당)을 옹호하고 야권을 비난하는 게시글 1만 2000여건을 온라인에 작성하고 유포하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선고 직후 김 전 장관은 현 안보 상황에 대해 “총체적으로 ‘연작처당(燕雀處堂)’이라는 소회가 든다”고 했다. 연작처당이란 말은 ‘처마 밑에 사는 제비와 참새’라는 뜻으로, 편안한 생활에 젖어 위험이 닥쳐오는 줄도 모르고 경각심을 갖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